은행들이 신용카드 개인고객에 이어 법인카드를 갖고 있는 기업고객들에 대해서도 사용 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등 과감한 디마케팅(Demarketimg)에 나서고 있다.
잠재적인 부실고객을 떨어내 연체율 증가와 부실을 막고 우량 기업 중심으로 고객들을 재편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과거에 연체 등을 기록해 신용도가 떨어지거나 영업실적이 나쁜 기업들은 법인카드를 쓰기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법인카드 고객(신용카드 기업회원)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전체 법인카드 고객의 25% 안팎에 달하는 1만8,00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도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특히 신용이 불량하거나 최근 1년 동안 실적이 없는 1만6,000개 업체에 대해서는 한도를 거의 없애기로 했으며 과거 연체경력이 있는 업체 2,000여 곳에 대해서는 30% 가량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이 달 말까지 축소 대상에 포함된 업체들을 대상으로 안내장 등을 보내 구체적인 한도조정 내역을 공식 통보할 계획이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개인은 물론 기업에 대해서도 불량회원의 추가연체를 막아야만 신용카드 부실을 줄일 수 있다”며 “다만 기업들의 경우 향후 경영실적이나 담보유무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한도를 다시 늘려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법인카드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신용도와 연체기록 여부, 영업실적 등을 토대로 한도를 줄이는 등 잠재부실 고객에 대한 디마케팅 방안을 마련 중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기업들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은 물론 일상 운영경비나 급전을 조달하는 데 쓰일수 있는 신용카드 한도를 적극적으로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