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선통신사 일본 파견 400주년을 맞아 양국 지도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조선통신사 정신인 성신교린(誠信交隣)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봐야 할 것입니다."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를 4년 이상 이끌면서 양국에 조선통신사 알리기에 나서고 있는 강남주 위원장(65ㆍ전 부경대 총장)은 7일 "임진왜란 이후 불구대천의 원수 관계에 있던 두 나라 사이에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년간 12차례에 걸쳐 평화교류 행사인 조선통신사가 오갈 때는 전쟁이 없었다"며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 나라가 200여년간 평화롭게 지냈다는 것은 세계 역사에 유례가 없는 일로 오늘날 양국이 그 정신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는 2004년 문화관광부와 부산시의 재정 지원을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국내 조선통신사 자료 수집과 일본 내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조선통신사 복식 및 음식 등 각종 전시회, 학술세미나 등 문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는 400주년을 맞아 오는 8월5일 쓰시마(대마도)의 '아리랑마쓰리', 같은 달 25일 시모노세키의 바칸마쓰리, 9월29일 도쿄 지요타구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고 조선통신사 복식 패션쇼, 자료 전시, 학술세미나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 내에서는 지난 4월부터 일본 내 조선통신사 유적 탐방과 교토 등지에서 '에도시대의 조선통신사' 영화 상영 등 조선통신사 400주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강 위원장은 "일본에서는 지난 99년부터 조선통신사 행렬이 지나갔던 쓰시마 이즈하리시를 비롯, 시모노세키시ㆍ시즈오카시ㆍ교토시 등 28개 지역에서 '조선통신사연고지연락협의회'를 구성해 조선통신사 관련 각종 행사와 사료 및 유적 조사, 자료수집을 하고 있다"고 일본 내 조선통신사 활동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오는 10일 조선통신사 일행이 머물었던 규슈 후쿠오카 인근의 아이노시마에서는 2010년 조선통신사연고지연락협의회를 유치하기 위해 세미나를 여는 등 지역이 연고지연락협의회 개최를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특히 강 위원장은 "일본 지자체들은 조선통신사가 지나갔던 자기 고장을 선진 문물을 일찍이 받아들인 곳으로 여기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당시 조선의 시ㆍ서ㆍ화에 능통한 일류 예술가나 문장가들이 파견돼 일본 내 조선통신사 유적이나 유물에는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조선통신사를 한류(韓流)의 원조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앞으로 국내에서 조선통신사 학회를 설립해 자료 수집과 연구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일본 내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과 함께 한국의 현대 음악과 무용을 곁들여 소개하는 등 저변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