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해외사업 구조조정 중

대표 메가브랜드 제품 없어
브랜드 인지도 확대 어려움
중·일 등 주요법인 손실 내자
합작사업 철수·청산 잇따라


대상이 올 들어 해외 합작사업에서 철수하고 미국ㆍ중국ㆍ일본ㆍ베트남 등 주요 해외법인의 실적이 손실을 기록하는 등 해외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 2006년 4,000만 달러를 투자해 일본의 다케다기린식품과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회사 'PT 기린-미원푸드'의 지분을 지난 6월 전량 매각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PT 기린-미원푸드는 핵산계 조미료를 연간 최대 5,000톤 규모로 생산해 왔다. 대상 측은 조미료 해외 생산기지 추가 확보를 위해 PT 기린-미원푸드를 설립했으나 당초 계획보다 생산 원가가 높고 판매도 원활하지 않아 사업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올 초에는 지난 1994년 말레이시아에 설립한 건설 자회사 '마미원'도 기대 수익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청산했다.

주요 해외 법인의 실적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인기 걸그룹 카라를 모델로 기용한 음용식초 '홍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던 일본 법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994년부터 조미료 MSG 생산을 진행해 온 베트남 법인은 2009년 이후 매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 상반기 적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0억원을 기록했다.

아미노산ㆍ이스파탐 등을 판매하는 미국 법인과 고추장 등 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중국 법인도 나란히 지난해 흑자에서 올 상반기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국내 식품기업들이 주요 시장으로 삼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경우 지난 2008년 설립된 현지 법인의 연간 매출이 100억원에 못 미치는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반한 감정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베트남ㆍ미국의 바이오 사업은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 및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대상의 전체 매출(연결 기준)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27.6%, 2011년 25%에서 올 상반기 23.9%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해외 매출 성장세가 국내 매출 성장세에 못 미치는데 따른 결과다.

반면 국내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라이벌 기업으로 꼽히는 CJ제일제당의 경우 전체 매출(대한통운 제외한 연결 기준)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 2010년 32.5%에서 지난해 35.5%, 올 상반기 38%로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 CJ제일제당이 바이오ㆍ식품사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ㆍ마케팅 활동을 펼치는데 비해 대상의 사업활동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상은 '종합식품기업'을 표방하며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나 오리온의 초코파이, 농심의 신라면, CJ제일제당의 햇반처럼 연 매출 1,000억원을 넘는 메가브랜드가 없는 상황"이라며 "대표적인 메가브랜드 제품이 없는 기업은 해외에서도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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