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10평대 분양 '어쩌나'

내달 초부터 강남에서 재건축을 통해 대거 분양되는 10평형대 가구에 대해 건설업체들이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4차 동시분양이나 6월 5차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되는10평형대 아파트는 ▲잠실 주공 2단지(12~48평형 5천563가구중 12평형 868가구) ▲잠실시영(16~52평형 6천864가구중 16평형 344가구) ▲삼성동 AID차관(12~43평 형 2천70가구중 12~18평형 416가구) 등 모두 1천628가구다. 이처럼 초미니아파트가 쏟아지는 것은 2003년 9.5조치에서 나온 `소형평형 의무비율'에 따라 과밀 억제권에서 재건축을 하면 공급되는 가구수의 20%를 전용면적 18평 이하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용면적 18평 이하면 24평 안팎까지는 해당되지만 가구수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조합측에서는 조합원들에게 보다 넓은 아파트를 주기 위해 나머지 물량은 최대한 잘게 쪼개 일반분양분으로 내놓은 결과다. 소형평형의무비율이 적용된 재건축 단지 가운데 잠실 주공2단지로 지난 27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가장 먼저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갔다. 삼성, 대우, 대림, 우방 등으로 이뤄진 시공업체들은 하지만 12평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적어 애를 태우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방문객중 12평형대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독신자와 임대사업자 등 소수에 불과해 분양이 원만하게 이뤄질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분양승인 과정에서 다른 평형의 분양가를 낮추다보니 12평형의 분양가는 분양승인신청시보다 520여만원이 비싸진 1억9천313만원으로 결정돼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멀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잠실시영도 16평형의 관리처분계획상 분양가가 2억5천만원에 육박해 서울 강북지역의 웬만한 20평대 아파트를 구입할 정도로 비싸다. 시공사측은 청약통장을 사용해 순위내에서 마감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임대사업자를 상대로 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잠실 주공2단지의 경우에는 오는 3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예상 임대수익률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하고자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적용했지만 조합 이기주의와 맞물려 오히려 아무도 찾지 않는 기형적 아파트가 공급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도 이같은 점을 보완하고자 지난 3월 시행에 들어간 `도시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소형평형이 연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60% 이하로 하도록 해 향후 공급되는 재건축단지에서는 초미니아파트가 나올 여지가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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