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채무계열 35개기업 선정1~5대계열 빚 8조이상 줄어… 순위도 급변
8일 발표된 올해 주채무계열 명단을 살펴보면 지난 1년간 재계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의 계열분리 영향 등으로 기존 1~6대 그룹의 순위가 크게 뒤바뀌었고 나머지 그룹들도 주채무계열 선정방식의 변경 등으로 인해 대부분 순위가 크게 올라갔다.
또 상당수 대그룹들이 계열사 구조조정 및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금융권 빚을 크게 줄여 '재벌의 빚 집중' 현상도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으며 35개 계열에 속한 국내외 회사수 역시 전년도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상위 1~6대 그룹 중에서는 계열분리로 자연스럽게 계열사가 크게 줄어든 현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년도보다 계열사가 오히려 크게 늘어나 상위 그룹의 '확장경영'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 재계 판도 '지각변동'
금감원이 올해부터 주채무계열 선정기준을 과거와는 전혀 다르게 적용한데다 현대가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중공업 등으로 계열분리되면서 35개 계열 대부분의 순위가 변화됐다.
1~6대 그룹 중 삼성ㆍSKㆍLGㆍ한진이 모두 한단계 이상씩 순위가 올라간 데 이어 6~10대 계열 중에서도 효성이 11위에서 8위로 두산이 17위에서 9위로 각각 상승했다.
반면 성우ㆍ현대산업개발ㆍ대우기계ㆍ동원산업ㆍ현대백화점ㆍ세아제강ㆍ이수화학ㆍ하이트 맥주ㆍ무림ㆍ일진ㆍ고려제강 등 11개 계열은 빚규모가 작아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또 고합ㆍ쌍용ㆍ대우전자ㆍ대우건설ㆍ동국무역ㆍ대우인터내셔널ㆍ대우통신ㆍ오리온전기 등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는 8개 계열을 비롯, 새한ㆍ갑을ㆍ신호ㆍ벽산ㆍ신동방도 대상에서 빠졌다.
■ 금융 빚 '재벌 집중' 완화
지난해 말 현재 전체 금융회사의 총신용공여액은 510조2,000억원으로 전년말(444조원)보다 14.9%가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선정된 60대 계열(채권단 공동관리 계열 포함)만을 기준으로 한 신용공여액은 80조9,000억원으로 전년말(111조8,000억원)보다 27.7%가 감소, 대규모 계열기업에 대한 여신집중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채가 상대적으로 많은 1~5대 계열은 지난 한해 동안 빚을 8조5,457억원이나 줄였다. 계열별 빚 감축규모는 ▲ 삼성 1조8,681억원 ▲ LG 3조6,954억원 ▲ SK 2조485억원 ▲ 현대자동차 5,682억원 ▲ 한진 3,655억원 등이다.
■ 상위그룹 '계열사 확장' 여전
이번에 선정된 35개 계열에 소속된 국내외 회사수는 총 1,306개로 전년(1,548개)보다 242개가 줄어들었다. 이는 상당수 대그룹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분리를 단행하거나 매각ㆍ합병 등을 추진한 것이 주요인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계열사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6대의 상위 주채무계열의 경우 소속기업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계열사수가 9개나 늘었고 LG와 SK도 각각 8개씩 증가했으며 한진도 2개사 늘어났다. 반면 삼성은 1개사가 감소했다.
■ 주채무계열 어떤 조치 받나
기존에 주채무계열들은 지난해 결산실적 등을 토대로 한 채권단의 재무구조 점검 등의 과정을 거쳐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판단되면 새로 재무약정을 체결하는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또 이번에 새로 주채무계열에 선정된 현대중공업과 KT계열 역시 재무구조가 나쁘면 부채비율 감축과 계열 전체의 구조조정 계획,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이 포함된 재무약정을 맺는 등 채권단의 경영지도를 받는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