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기부금 등 제안 '국면 돌파' 가능할까
"세금 납부는 당연..기부금은 매각차익 45분의 1"금융계 "반감 더할 것"..검찰 "수사와 전혀 별개"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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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1천억원 기부는 수사와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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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외환은행 매각 3대 핵심의혹
미국계 투기펀드인 론스타가 기부금으로1천억원을 내놓고 세금 문제에 대해서도 당국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최근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겠다는 '국면 돌파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내야 할 세금을 내겠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고 기부금도 외환은행 매각차익의 45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검찰은 이날 수사브리핑에서 론스타의 1천억원 기부 계획과 관련해 "수사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일축했으며, 외환은행 노조는 "수사방해용"이라며 오히려 비난을 쏟아냈다.
◇ 론스타 기부는 '예정된 수순' 론스타가 한덕수 경제부총리에게 보낸 서한의 내용은 이미 수차례 밝힌 내용을한단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론스타는 지금까지도 국세청의 세금 추징에 대해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거듭 확인했었고, 4조5천억원에 달하는 외환은행 매각 차익과 관련해 기부금을 통해한국사회에 '보답'하겠다는 약속도 이미 했었다.
다만 기부금 액수인 1천억원과 7천250억원의 국내은행 유치 계획은 처음 밝힌것으로, 이른바 '먹튀' 논란에 따른 한국내 정서 악화를 감안해 정부측에 화해의 포즈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론스타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지난달 16일 방한중에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기부활동이나 사회공헌 등의 형식으로 한국사회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하겠다"고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세금을 회피한 적이 없다"고 전제한뒤 "국세청의조사 과정에 충분히 협조할 것"라고 재차 강조했었다.
그러나 당시 쇼트 회장이 지난해 국세청이 부과한 추징금 1천400억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음을 확인한데다 최근 국세심판원에 이와 관련한 이의 신청도 한 상태여서 세금문제에 대해 얼마나 당국에 협조할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다.
아울러 지난해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탈이 2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한적이 있기 때문에 론스타의 이번 발표는 놀랄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평가다.
◇ 효과는 미지수 론스타의 이번 서한이 '먹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오히려 최근들어 지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론스타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조정'하는데 일정부분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어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검찰도 이날 수사브리핑에서 "수사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혀수사과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임을 확인했다.
또 외환은행 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2003년 불법적인 외환은행 인수 여부에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기부금을 언급한 것은 검찰 수사 방해와 국민적반감에 대한 물타기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아울러 론스타가 지난 2004년 9월 이후 우리나라에서 투자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서서히 '한국탈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것도 여론 악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론스타가 여론이 악화되자 당국과 타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시장에서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고분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에 극도로 노출을 꺼리던 론스타가 기부금 등을카드로 내놓은데 대해 오히려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다"며 "1천억원이 적은 액수는아니지만 여론을 무마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네티즌들이 관련 소식을 접하며 "도둑이 훔친 물건을 팔아 기부하는 꼴"이라는 등의 비난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입력시간 : 2006/04/17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