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바둑 영웅전] 예고된 천재 제9보 제10보(151∼192)

제10보 (151~192)



실전은 2백28수까지 진행되어 백의 2집반 승리로 끝났으나 종반의 수순은 생략한다. 강동윤은 세계 챔피언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이창호는 세계대회 연속 준우승 6회의 기록을 7회로 늘렸다.

강동윤은 결정적인 장면이 두 곳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 첫째는 하변 공방에서 흑이 참고도1의 흑1로 버티었어야 했던 모양이다. 백은 무조건 2로 움직여 사는 길을 찾을 것이며 살 확률이 6할은 넘는다고 강동윤은 말했다. 이창호도 그렇게 생각하고 호구로 물러섰는데 사실 물러서지 않고 버티었으면 그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 이 바둑이 패배로 끝나게 된다는 것을 이창호가 미리 알았더라면 무조건 여기서 버티었을 것이 아닌가.

그 둘째 장면은 이창호가 상변에서 참고도2의 흑1에 붙이지 않고 그냥 3의 자리에 헤딩하고 만 것. 그 헤딩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고 말았다. 이 바둑은 강동윤이 잘둔 바둑이 아니고 이창호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바둑이었다.

"지난번 천원전에서도 강동윤이 승리를 거의 거저 줍다시피 했는데 이번에도 양상이 비슷하군요. 이것은 본인을 위해서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데요."(윤현석)

천원전 이후에 한동안 슬럼프였듯이 강동윤은 후지쯔배 우승 이후로도 오랫동안 슬럼프를 겪게 된다. 최근 아시안게임의 한국대표 가운데 하나로 선발되면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지만 후지쯔배는 콩지에한테 넘어갔고 천원은 박정환에게 넘어가서 강동윤은 무관이다.

강동윤에 대한 소개는 여기서 일단 접는다. 내일부터는 '돌아온 마왕' 이세돌의 최근 기보를 소개할 예정이다. 192수이하줄임 백2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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