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새 국왕으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제가 추대되면서 사우디 왕실의 중추세력인 '수다이리 세븐(7형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다이리 세븐은 압둘 알아지즈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과 그의 여덟 번째 부인인 하사 알 수다이리 사이에서 태어난 7남4녀 중 7명의 아들을 일컫는 말이다. 수다이리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근방 네지드 지방 토호가문의 딸로 사우디 세력확대 과정에서 이븐 사우드 국왕과 결혼했으며 20여명에 이르는 부인 중 그가 가장 사랑한 부인으로 꼽힌다.
수다이리 세븐은 4대 국왕인 칼리드가 지난 1975년 즉위과정에 힘을 실어주면서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됐고 7형제의 장남 파드 빈 압둘아지즈가 왕세제에 임명된 뒤 1982년 국왕에 올랐다. 나머지 형제들도 모두 요직을 차지했다. 수다이리 세븐은 사우디 왕실 내에서 권력을 장악하며 개혁에 저항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파드는 2005년까지 국왕으로 재위했으며 사우디의 위상을 세계로 끌어올린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째인 술탄 왕세제는 1963년부터 2011년 사망할 때까지 국방장관을 지냈으며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넷째인 나예프 왕세제도 30년 넘게 내무장관으로 권력을 누리다가 2012년 사망했다.
살만 국왕은 7형제 중 다섯째로 나예프 왕세제가 사망한 후 2012년 왕세제에 올랐다. 그는 즉위 전까지 부총리와 국방장관을 맡고 있었으며 압둘라 국왕의 건강이 악화된 최근 몇 달 동안 주요 행사에 사우디 대표로 참석해 왔다. 막내인 아흐메드 왕자도 2012년까지 내무장관을 지냈다.
수십년간 권력을 휘둘러온 수다이리 세븐의 힘은 2006년 이들의 이복형제인 압둘라 국왕이 즉위하면서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압둘라 국왕은 왕실 개혁의 일환으로 2007년 '왕실명예위원회'를 만들어 왕위 계승자를 추대하도록 했다. 또 2013년 2월 수다이리 세븐이 아닌 이븐 사우드 국왕의 막내아들인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 왕자를 왕위계승 2위인 제2부총리에 지명하며 수다이리 세븐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새 국왕 지명 이후 수다이리 세븐의 막내 아흐메드가 왕세제에 지명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무크린이 왕위계승 체계에 따라 왕세제에 오르는 것으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