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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로 추가분담금을 둘러싼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조합 내부 및 조합-시공사 갈등이 확대될 조짐이 보인다. 착공 전 사업추진단계 구역은 물론이고 공사가 마무리돼 입주가 임박한 곳들에서도 이를 둘러싼 내홍을 겪는 분위기다.
19일 서울 마포구 일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말 입주를 앞둔 서울 마포구 상수동 일대 상수1·2구역에 각각 들어서는 '래미안 밤섬 리베뉴' 1·2차의 추가분담금 윤곽이 잡히면서 두 구역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래미안 밤섬 리베뉴 2차'를 추진하고 있는 상수2구역 조합원들은 지난달 말 가구당 평균 2,600만원의 추가분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 통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각 가구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추가분담금은 권리가액(재개발시 원래 소유한 부동산의 평가금액)에 따라 적게는 1,000만원에서 최대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상수1구역에 들어서는 래미안 밤섬 리베뉴1차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관리처분계획인가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추가분담금이 없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분담금은 조합원 입주권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래미안 밤섬 리베뉴는 한강변 아파트라는 입지로 일반분양 당시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2차 85㎡(이하 전용면적 기준) 조합원의 입주권 시세는 5억1,000만원~5억4,000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조합원 분양가가 4억5,000만원~4억9,000만원 사이인 것을 감안했을 때 표면적으로는 6,000만~1억원가량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하지만 수천만원에 이르는 추가분담금을 매도인이 지불하는 조건으로 나온 매물도 상당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입주권 가격은 이보다 훨씬 떨어진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추가분담금이 공개된 후에는 어쩔 수 없이 입주권 호가를 내리는 조합원도 있다"고 전했다.
1차 같은 면적의 조합원 입주권 역시 가격은 5억2,000만원~5억4,000만원선으로 2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추가분담금이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합원들은 최대 1억2,000만원 정도의 수익이 기대된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수2구역 조합원들이 조합을 상대로 회계감사를 요구하는 한편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내부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2차의 한 조합원은 "지난달 말 조합에서 대여금 이자 등을 포함해 전체 손해액이 67억원으로 돼 있는 추가분담금 내역서를 보냈는데 덧셈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니 며칠 후 별다른 설명 없이 기타 사업비 총액을 완전히 바꾼 자료가 다시 왔다"며 "전체 적자 수준을 짜 맞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착공 당시 고압전선을 이전하느라 지연된 4개월간의 대여금 이자 전액에 대해 100% 일반분양을 전제로 시공사가 부담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비용이 125억원에서 187억원으로 61억원 늘어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상수1구역과 입지 등에서 차이가 없는데도 추가분담금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상수1구역의 일반분양은 1층부터 고층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어 저층에만 일반분양물량이 있는 상수2구역보다 평균 분양가가 더 높아 수익금도 더 높다"며 "반면에 이익금을 나눠야 하는 조합원의 숫자는 상수2구역이 더 많아 결과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