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인터넷중독 막으려면 어릴때 부모와의 놀이 중요"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최근 인터넷중독으로 각종 사건ㆍ사고가 일어나면서 어떻게 해야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인터넷 이용 시간을 줄이는 것을 뛰어넘어 중독에 빠지게 된 계기를 면밀히 살피야 하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정신과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청소년기의 성장환경이 성인이 된 후의 인터넷중독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어울리는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인터넷(게임)중독은 정보기술 강국인 우리나라의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마약ㆍ알코올ㆍ도박 중독과 마찬가지로 정신과적 치료가 시급한 질환"이라며 "개인의 낮은 자존감, 사회에서의 소외감, 우울감 등의 취약 요인이 공존할 경우 인터넷중독에 빠지기 쉬운 만큼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정신과적 평가와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수성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기를 불안하게 보내면 성인이 돼 인터넷중독에 빠질 우려가 큰 만큼 청소년기에 게임이나 인터넷이 아닌 여타의 흥미로운 활동을 부모가 적극적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최근 인터넷중독 인지행동프로그램을 개발한 한덕현 중앙대 용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인터넷 중독이 다른 중독에 비해 치료효과가 좋다고 하지만 여전히 30~40%에 머물러 있는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녀들이 부모를 귀찮게 하지 않고 돈이 안 들며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여가생활을 찾다 보니 인터넷에 빠지게 되는 것인 만큼 부모들이 아이들과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근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게임 피로도 시스템'에 대해서는 석 교수는 "게임이 주는 보상효과가 줄어든다면 중독위험성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나 근본대책은 될 수 없다"며 "경쟁과 성장ㆍ발전만 강조하기보다는 화목한 가정환경과 성숙한 인격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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