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가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싹쓸이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2주 만에 재현될 조짐이다.
24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런던헌트앤드컨트리클럽(파72·6,656야드)에서 계속된 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총상금 225만달러).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은 사흘 연속 선두 질주를 계속했고 최나연(27·SK텔레콤)은 공동 2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단독 4위다. 지난 11일 마이어 클래식에서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우승하고 박인비가 준우승한 이후 2주 만의 1·2위 동시 석권이 눈앞이다.
2012년 8월 제이미파 톨리도 클래식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3승에 바짝 다가선 유소연은 내친김에 LPGA 투어 4라운드 경기 최소타 기록까지 갈아치울 기세다. 이 부문 기록은 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피닉스에서 열린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파72)에서 세운 27언더파 261타다.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중간합계 20언더파 196타를 적은 유소연은 마지막 날 8언더파를 치면 소렌스탐을 넘어 역사를 새로 쓴다. 이번 대회 들어 페어웨이 안착률 88%, 그린 적중률 87%의 고감도 샷을 과시하고 있는 유소연은 54개 홀을 도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21개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2년간 우승이 없다. 무승 사슬을 끊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유소연은 열여섯 살 때인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는데 당시 개인전에서 29언더파를 쳤던 경험이 있다.
최나연은 16언더파로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와 공동 2위. 유소연과는 4타 차다. 격차가 꽤 있지만 이날 보기 없이 파3~5홀에서 각각 2개씩 버디만 6개를 잡아낸 상승세라면 역전 우승도 기대할 만하다. 박인비의 상승세 역시 무섭다. 전날 1언더파로 주춤하더니 이날 13~17번홀 5연속 버디 등으로 7타를 줄였다. 합계 14언더파로 단독 4위. 박인비가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하고 현재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공동 2위 이하로 마칠 경우 박인비는 세계 1위를 탈환할 수 있다. 루이스는 6언더파 공동 23위로 밀려나 있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도 5언더파 공동 33위에 그쳐 이 대회 3연패가 어려워졌다.
한편 최운정(24·볼빅)은 지난 23일 대회 2라운드 뒤 기권했다. 경기위원이 10번홀에서의 잘못을 지적, 2벌타를 주려 하자 이에 불복하고 기권했다. 24일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최운정은 10번홀에서 한 차례 퍼트한 뒤 마크를 하고 물러났다가 두 번째 퍼트를 했다. 그러나 마크한 원위치에서 약 1인치(2.5㎝) 왼쪽에 공을 놓고 퍼트했다는 TV 시청자 제보가 있었고 이를 확인한 경기위원이 경기 후 2벌타를 부과했다. 억울하다고 느낀 때문인지 최운정은 스코어카드에 사인하지 않고 기권했다. 2벌타가 아니었다면 최운정은 합계 1언더파로 컷을 통과하지만 1오버파가 되면 컷 탈락하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