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사진) 국회의장이 19일 18대 국회 전반기 마지막 본회의를 열었다. 18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되는 오는 29일까지 열흘 남짓 임기를 남긴 그로서는 2년여간의 의장 임기를 사실상 마감하는 셈이다. 20번째 국회의장인 그는 직권상정을 네 차례 강행하며 역대 의장 중 최다 횟수를 기록했다. 금산분리 완화와 미디어 법 통과를 비롯해 두 차례의 연말 예산안 처리에서 그는 야당의원들의 반발 속에 직권상정을 위해 의사봉을 들었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법부 수장으로서는 '직권상정 국회의장'은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다. 하지만 막상 직권상정을 결심하기까지 여당과 대립하기도 했다. 의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그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인 때문이다. 김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고별사를 통해 "18대 국회 전반기는 정권과 의회세력의 동시 교체라는 전환기에 출범해 여러분이 몸소 겪었다시피 결코 순탄치 못했다"고 자인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라가 잘되려면 개헌을, 국회가 잘되려면 국회법개정을 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꾸준히 준비했다"면서 하반기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그가 강력하게 주장하던 부재자 선상(船上)투표제를 처리하지 못하고 숙제로 남겼다. 법안 내용에는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정치개혁특위의 활동시한 연장이 안 되자 선상투표제의 상정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위기 속에 김 의장의 중재로 여야가 합의해 2009년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킨 것은 그가 꼽는 성과다. 현재 무소속인 그는 임기가 끝나면 친정인 한나라당으로 돌아가 지역구 활동에 매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평소의 소신인 개헌과 IT 총괄부서 신설 및 산업 발전 등에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