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성장속 물가압력 완화"

이달말 금리 올린뒤 인상행진 중단 분석에 힘실려
생산·소매 판매 호조에 제조업 생산활동도 증가세
월가선 대부분 "고유가등 영향 성장세 둔화 가능성"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도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8일(현지시간) 산하 12개 연방준비은행이 지역경기 동향을 모아 작성한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말 이후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FRB 이사와 개별 연방은행 총재들도 잇따라 미국의 물가상승 속도가 적당한 수준이라고 언급, FRB가 이달 말 한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베이지북은 또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가가 진정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지역은 물가압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 증가와 임금 상승세가 완만하며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택시장이 다소 냉각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는 새해 들어서도 생산ㆍ소매 판매가 증가하는 등 호조를 지속하고 있으며, 미 전역에 걸쳐 제조업 생산활동이 늘고 있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FRB의 이 같은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은 FRB 이사들의 발언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수전 비에스 FRB 이사는 이날 “지난해 11월 미국의 핵심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이 1.8%로 전년의 2.3%보다 낮아졌다”면서 “1.8% 수준은 매우 적당한 물가상승 속도”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04년 6월 금리인상 행진을 단행했을 때보다 통화정책은 훨씬 종결지점에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많지 않은 횟수의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면서 “이는 최소 한 차례의 금리인상이 뒤따를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위험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말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면서 “에너지 가격상승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될 것인지 지금부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FRB의 낙관적인 미국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월가(街) 분석가들은 ▦주택경기의 하강국면 진입 ▦고유가 ▦시중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2년간 3%대 중반에 달했던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이 올해는 3%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3.6%로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한 것을 비롯해 메릴린치(2.6%), 리만브러더스(3.5%), JP모건(3.5%) 등 월가 투자기관들은 올해 미국 경제는 평균 3.3%의 성장률을 기록,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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