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76) 서울대 명예교수 겸 SK㈜ 사외이사는 24일 "거시지표가 모든 진실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면서 "거시지표에만 의존할 경우 (경제가 나쁜데도)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착시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사외이사는 최근 SK그룹 사보인 'SK 매니지먼트' 5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는 수출은 지나칠 정도로 잘되고 있지만 소비와 투자 등 내수부분의 활기가 너무나 미약해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사외이사는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5.5%로 제시했다"면서"주가도 오르고 해서 이것을 좋게 볼 수도 있지만 일부분만 잘되고 있어서 균형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비가 위축되고 지방경제가 얼어붙었을 뿐 아니라 신용불량자도 많이 늘어났고 청년실업도 증가해 서민들은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이러한 진실 그대로가 거시지표에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일종의 착시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도 보다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면서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 동북아중심 경영 등은 구호로서는 좋지만 과연 현실적인 정책인가는 한번쯤 다시 검토해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SK㈜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사외이사를 맡고 보니 작년에 그 불미스러운 일이 왜 있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탄탄하고 견실한 회사였다"면서 "SK㈜가 기존틀을 깨고 새롭게 정비하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