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 민간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의 석방을 위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보도했다.
FP는 카터 전 대통령이 미 현지시간으로 24일 북한으로 향할 예정이며 북한은 그가 방북하면 곰즈씨를 석방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곰즈씨는 지난 1월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잠입하려다가 붙잡혀 8년형을 선고 받고 억류상태에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미 관리와 동행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북한에 갈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부인하지 않은 채 "공유할 정보가 없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이 그를 석방하도록 접촉하고 있다"고 말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왔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그간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 계속 거론돼왔다.
FP는 미 정부가 이번 일을 북한에 대한 현재(강경한) 입장과 완전히 분리해 진행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억류된 기자 두 명을 석방시키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공식 개입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북한 핵 위기가 고조되자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김일성 당시 주석과 만나 핵 위기 국면을 타개할 돌파구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