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장기호황 연착륙 겨냥/FRB 금리인상 배경과 전망

◎연말까지 1%가량 추가 인상할 듯/증시영향 미미… 강달러 지속예상【뉴욕=김인영 특파원】 잇달은 금융사건으로 가뜩이나 높은 금리로 해외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이 앞으로 더 높은 금리로 해외에서 돈을 빌리게 됐다. 미국 중앙은행이 2년만에 기준 금리를 인상했고, 유럽및 일본 은행들도 미국 은행의 금리인상을 따라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5일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경기과열과 인플레 억제를 위해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단기금리는 시중은행들이 하루의 거래가 끝난후 밤새 여수신 차액을 서로 빌려주고 빌리는 단기차익 자금의 이자율을 말하는데, 이번 결정으로 5.25%에서 5.5%로 인상됐다. 그러나 연준리가 시중은행에게 빌려준 자금의 이자율, 즉 재할인율은 현행 5.0%가 그대로 유지된다. 올해로 7년째에 들어가는 장기 호황을 연착륙 시키기 위해 단행된 이번 금리인상의 영향은 연말께나 돼야 미국 경제 전반에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FRB의 결정과 동시에 미국 제2의 은행인 시티은행과 컬럼버스 은행, 오하이오 뱅크원 등 시중은행들은 우량금리를 8.25%에서 8.5%으로 즉각 인상했으며, 다른 은행들도 곧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 중앙은행의 단기금리 인상은 지난 95년 2월 이래 2년여만에 처음으로, 신용카드 및 주택자금 이자율 등 미국 경제 전반의 금리를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FRB의 금리인상은 이번 1회로 그치지 않고, 연말까지 앞으로 2회 이상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단번에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기보다는 0.25% 포인트씩 몇차례 나눠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스타일이다. 증권회사 모건 스탠리사는 연말까지 1%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측했고, 보수적인 관측통들은 이보다 낮은 0.5%의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달러 가치를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데 연간 이자율 1%에도 못미치는 일본 엔화보다는 달러를 유통하는게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 금리인상 당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값은 일본 화페에 대해 1백22.85엔에서 1백23.70엔으로, 독일 화폐에 대해 1.6880 마르크에서 1.6903 마르크로 각각 강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도 최소화될 전망이다. 다우존스 공업지수는 24일 1백% 포인트나 상승한데 이어, 25일 상오 80포인트 떨어졌다가 예상대로 0.25%의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진후 50%나 반등, 6천8백76.17에 폐장했다. 그러나 FRB의 금리인상 조치에 대한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전 국제조업협회와 상공회의소 등 미국의 재계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FRB가 인플레를 지나치게 우려,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무시했으며, 금융소비자의 재산을 박탈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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