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제재를 놓고 한ㆍ미간 균열이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23일부터 닷새간 제주에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이 개최된다. 우리측 협상단은 미측이 개성공단을 북 핵의 돈줄 가운데 하나로 여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특례’를 계속 요구하기로 해 양국간 충돌이 예상된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각각 상품ㆍ농산물ㆍ섬유 개방안(양허안)에 대해 지난 3차 협상 보다 진전된 논의를 진행, 쌀 등 민감품목 이외에는 잠정적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다. 서비스ㆍ투자 부문은 구체적인 시장개방 및 유보업종, 개방수준 등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또 농산물ㆍ섬유ㆍ의약품ㆍ자동차ㆍ지적재산권 등 이견이 큰 주요 쟁점 이외에는 ‘가지치기식’ 타결을 우선 시도하고 남은 쟁점을 12월 5차 협상에서 집중 조율할 계획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개성공단에 대한 미국의 시선이 싸늘한 가운데 김 대표가 “이번 협상에서도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특례 인정을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미측 일각에선 북핵 제재를 놓고 한국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을 계속 고수하면 그 대가로 한미FTA 협상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농민ㆍ시민 단체는 물론 감귤 주요 산지인 제주 내 FTA 반대여론이 거세 이번 협상의 ‘장외변수’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이에 따라 1만여 경찰병력을 배치했으나 반(反)FTA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