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인수부인 불구 ‘관여’ 할듯현대그룹이 「동생기업」인 한라를 얼마나 도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는 「한라를 얼마나 도왔는가」에 대해 『여러 형태로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나 현대에 큰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현대는 올 하반기들어 한라가 무리한 투자로 자금난에 빠지자 어음할인, 기업어음(CP)매입 등을 통해 물심양면으로 한라를 도왔다. 현대그룹 금융계열사들은 현대계열사의 한라그룹 CP매입을 적극 중재했고 중공업은 한라중공업의 CP를, 자동차는 만도기계의 CP를 각각 매입했다. 현대가 매입한 한라의 CP는 1천5백억원 가량이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전체 지원규모는 대략 5천억원 수준이다』며 『일부에서 나오는 것처럼 1조원 지원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라계열사 인수 등 추가지원에 대해 현대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라중공업 등 한라 계열사를 인수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현대의 형제그룹인 한라가 부도난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지만 한라 계열사를 인수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가 한라중공업, 만도기계, 한라해운, 한라시멘트 등을 인수한다는 얘기는 한라측의 희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라 고위경영자는 이와관련, 『부도가 발생하기 전에 한라중공업 등 몇개사에 대해 현대에 매각하는 문제를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양측의 이같은 입장차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인수 뜻이 있더라도 지금 그것을 밝혀 얻을 이득이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부도사태 등으로 만도기계, 한라공조 등 자동차 핵심부품업체의 정상화가 늦어지면 현대자동차, 현대정공 등 핵심계열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현대가 관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주영 그룹명예회장과 정인영 명예회장 형제간의 관계에서 현대가 한라의 조기정상화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박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