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강국 코리아] (상) 돌아온 수출효자

글로벌 수요 감소 불구 올 수출 30% 늘어 '괄목 성적'
매출액 비중도 50% 넘어 '내수업종 옛말'
원가 경쟁력·수출선 다변화 등이 '원동력'

SetSectionName(); [오일강국 코리아] (상) 돌아온 수출효자 글로벌 수요 감소 불구 올 수출 30% 늘어 '괄목 성적'매출액 비중도 50% 넘어 '내수업종 옛말'원가 경쟁력·수출선 다변화 등이 '원동력'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수출효자가 돌아왔다. 지난해 조선과 수출 1위를 다투다 4ㆍ4분기 석유제품 가격 하락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석유제품의 수출이 올 들어 급속히 회복되며 다시 수출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정유 4사의 올 1월부터 4월까지 수출은 59억달러 규모로 잠정 집계됐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닫기 직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금액상으로는 43.3% 감소했지만 수출물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었다.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석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 전체적으로 보자면 원유수입에 필요한 달러 중 일부를 석유제품 수출로 번 달러로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탁월한 국제경쟁력을 십분 활용해 더 강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젠 내수업종이 아니다=올 1ㆍ4분기 한국 석유제품 수출을 정유사별로 보면 우선 SK에너지가 1월 960만배럴, 2월 1,069만배럴, 3월 1,250만배럴로 물량을 차츰 늘려가 합계 3,278만배럴을 수출했다. 금액으로는 17억7,127억달러 규모다. 유가하락으로 금액은 25.6% 감소했으나 물량은 무려 48.3%나 늘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내수판매액이 26% 감소했으나 수출은 역대 1ㆍ4분기 사상 최대 수준”이라면서 “특히 휘발유ㆍ경유ㆍ등유 등 3대 경질유 수출물량과 금액이 각각 75%, 15.6%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GS칼텍스도 1,655만배럴, 금액으로는 8억7,070만달러를 수출해 지난해 대비 수출물량을 7.1% 확대했으며 국내의 대표적인 수출목적형 정유사 S-OIL도 2,401만배럴, 12억9,990억달러를 수출하며 물량을 지난해 동기 대비 10% 가까이 늘렸다. 현대오일뱅크도 826만3,960배럴, 금액으로는 4억905만달러를 수출하며 수출물량을 7.9%가량 끌어올렸다. 정유 4사들은 이처럼 수출비중을 높이는 데 성공하면서 “이제 내수업종이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최근 “이제 정유산업도 명실상부한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생산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면밀히 분석해 수출지역을 다변화하고 수출물량을 최대화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GS칼텍스의 지난 2007년 매출 중 수출 비중은 51.3%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고 2008년에는 56.9%까지 늘어났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올 1ㆍ4분기에도 전체 매출 중 수출비중이 58%에 달하는 등 최근 수년 사이 내수보다 수출이 더 많은 기업으로 변신했다”면서 “전통적인 제조업이자 전형적인 내수업종이었던 정유산업이 이제는 명실상부한 수출주도형 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S-OIL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질유 공급의 허브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존 정유업은 내수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설을 갖추고 생산에 임했지만 S-OIL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질유 생산기지 역할을 염두에 두고 일찌감치 고도화설비 증설 등 투자를 감행했고 현재 그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경쟁력의 비결은=한국의 정유업계가 수출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원가경쟁력에 있다. 배럴당 단돈 1센트에 수만배럴의 물량이 왔다갔다하는 국제시장에서 한국 제품은 가격면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는다. 한국 정유업계 경쟁력의 원천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장 규모다. 한국은 좁은 땅덩어리에 인구가 밀집해 지역 규모의 정유공장이 필요 없고 대규모 공장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한 공급이 가능하다. SK에너지 울산공장의 경우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1~2위 규모를 다툰다. 정유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크게 작용하는 산업이라 큰 공장은 곧 저렴한 생산원가를 의미한다. 뛰어난 공정기술도 경쟁력이다. 세계에서 애초 디자인된 생산능력보다 더 높게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정유공장이 한국에만 있다는 것은 국제 석유업계에서 통하는 전설 같은 얘기다. 실제 GS칼텍스의 경우 공장증설 없이 공정개선만으로 생산력을 높이는 ‘리뱀핑’을 두 차례 진행해 하루 72만9,000배럴의 생산력을 79만배럴까지 늘렸다. SK에너지 한 관계자는 “고참급 공장 근로자의 경우 정교한 계측기기로도 잡아낼 수 없는 이상을 망치 몇 번 두드려 알아내곤 한다”면서 “이 같은 우수한 인적 노하우가 후배들에게 전수되면서 세계 최고의 공장운영 능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SK에너지는 이 같은 공정운영 기술과 촉매기술 등을 수출하고 있기도 하다. 정유업계가 최근 세계 수요급감의 위기에서도 수출을 대폭 늘리는 데 성공한 것은 이 같은 원가경쟁력 외에 수출선 다변화, 생산유연성 강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등 네 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정유업계는 전통적인 수출권인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유럽ㆍ미국은 물론 캐나다ㆍ중동ㆍ칠레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했다. 생산유연성을 강화해 규모가 다소 작더라도 각국이 원하는 제품 규격에 맞춰 대응했다. SK에너지 울산공장의 수출부두에서 만난 한 직원은 “각국이 원하는 규격대로 맞춤생산을 하다 보니 일이 몇 배로 바빠졌다”면서도 “세계 최고의 공정기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수출시장은 내수시장과 달리 가격의 싸움이라 운송비를 포함해 이윤이 남으면 세계 어디든 수출할 수 있는 구조”라며 “생산유연성을 확보하고 끊임없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면 시장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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