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는 나라 안팎으로 걱정거리가 많은 시기였다. 세월호 사건 등으로 내수 부진의 골이 깊었고 수출 또한 환율 변동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이 같은 요인이 다소나마 해소되면서 산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기업들도 하반기에는 처음부터 다시 뛴다는 각오로 경영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5~27일 사업부문별로 열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끌 신제품 출시 전략을 검토했다. 모바일 부문의 경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5'와 전략 프리미엄 태블릿PC '갤럭시 탭S'을 무기로 시장 성장률 이상의 실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갤럭시S5는 올해 1,800만대 이상 팔릴 전망이다. 또 태블릿PC의 경우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20%대를 차지한 데 만족하지 않고 1위인 애플과의 격차를 더욱 좁힌다는 방침이다. 가전 부문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주된 목표다. 싹을 틔우고 있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 시장도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LG전자는 그동안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다져 놓은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도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다양한 크기의 UHD TV와 스마트TV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북미의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인 'LG스튜디오'나 전략 스마트폰인 'G3'의 론칭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SK그룹은 '안정 속 성장'이라는 올해 경영 방침에 맞춰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신규 사업을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SK의 전체 투자 규모는 15조원으로 이 중 상당 비율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이달부터 상업생산체제에 들어간 파라자일렌(PX) 생산 공장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개시하며 SK종합화학의 넥슬렌(고부가 폴리에틸렌) 합작사는 올해 안으로 싱가포르에 설립돼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이밖에 SK루브리컨츠·렙솔(스페인)이 하반기부터 스페인 공장에서 윤활기유를 생산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15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창의와 혁신, 새로운 도전'이라는 올해 경영 슬로건에 따라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영업과 연구개발(R&D), 생산시설 확충에 나선다. 친환경과 스마트십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해양플랜트 부문의 생산시설 확충과 설계인력 확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저 분야의 기술개발 등 중장기를 겨냥한 R&D도 진행 중이다.
두산은 올해 하반기에 전세계적인 경제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제품·기술 측면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월 개설한 '발전소 원격 관리 서비스 센터(RMSC·Remote Monitoring Service Center)를 통해 각 발전소의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두산그룹의 또 다른 핵심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상시적인 품질혁신 체제와 고부가가치 제품군 개발을 통해 사업구조의 수익성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통합 R&D 센터 완공, 밥캣의 최첨단 연구개발지원센터(Acceleration Center) 건립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주력하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양적 성장보다는 체력 강화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기로 했다.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나 신형 '제네시스', 기아차의 신형 '쏘렌토' 등이 국내외 시장에서 기대주로 주목받는 가운데 현대차는 가격 할인보다는 '제값 받기'로 수익성과 브랜드이미지를 모두 높일 계획이다. 또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의 후속 마케팅을 통해 하반기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포스코는 하반기 내수 철강 시장의 원만한 회복세와 함께 본원적인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고객의 숨은 요구까지 파악해 해결해주는 '솔루션 마케팅'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단순히 수요를 발굴하고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지원과 인력 구성까지 패키지로 제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조직 개편과 관련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 한화는 하반기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아울러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위축된 서비스업종의 수익성 개선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한화는 또 태양광 부문의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 등 해외에서의 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