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다 부양책, 세계경제 발목 잡을수도"

유럽상의 "과잉 생산으로 자원낭비·부실채권 증가등 부작용"


중국 정부가 시행 중인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과잉 생산으로 이어져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중(駐中) 유럽상공회의소는 2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과잉 설비 문제를 지적했다. 경기부양으로 자금조달이 쉬워짐에 따라 중국 산업계에 과다한 투자가 이뤄지고, 그 결과 각종 자원 낭비와 부실채권의 증가, 환경오염 등의 부작용이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중국의 제강(製鋼) 공장은 지난해 6억6,000만 톤의 철강을 생산해 국내 수요인 5억톤을 초과했지만, 현재 5,800만 톤의 추가 생산이 가능한 규모의 공장이 새로 지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상공회의소는 "이는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릴수록 가격경쟁도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또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중국의 무역흑자가 고착화되고, 이는 각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인다는 설명이다. 유럽상공회의소는 중국 정부가 과잉설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 중심의 경제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내수와 서비스산업 부문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 새로운 투자가 이뤄질 경우에 수익성 높은 사업에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초점을 정확히 맞추는 방안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이밖에 중국 경제의 가격결정 체계를 개선하고 투명한 법 집행 및 경쟁력 위주의 기업 정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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