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 진출을 이뤄낸 야구대표팀은 사실상 해외파 선수의 도움 없이 쾌거를 이뤘다는 점에서 큰 수확을 얻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한국 야구의 기량이 세계 일류 수준으로 급성장했다는 점이 다시 입증된 것이다.
이번 대표팀 최종 엔트리(28명) 중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임창용(야쿠르트)과 추신수(클리블랜드) 등 투수와 타자 각각 1명뿐이다. 임창용은 수호신으로 제 몫을 했으나 추신수가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큰 힘을 보태지 못했기에 이번 4강행은 사실상 순수 국내파들이 합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메이저리거만 5명을 포함시킨 라이벌 일본을 맞아 1라운드 1위 결정전과 이날 2라운드 승자전에서 잇달아 승리를 거두고 세계를 향해 포효했다. 올림픽에서 두번이나 한국에 패해 메달도 따지 못했던 일본은 이번에 설욕을 별렀지만 봉중근(LG), 윤석민(KIA), 김광현(SK) 등 국내 정상급 투수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또 한번 고개를 떨어뜨렸다.
당초 대표팀은 간판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고사하면서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1회 때 중심을 잡았던 박찬호ㆍ김병현ㆍ서재응ㆍ구대성ㆍ최희섭ㆍ김선우 등 빅리거가 빠졌고 이승엽ㆍ김병현 등도 대표팀 합류를 고사하며 난관이 예상됐다. 하지만 젊은 선수의 패기를 믿어보기로 한 김인식 감독은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와 시의적절한 용병술 및 작전 구사로 다시 한번 신화를 창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