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살아나지만… 지역별 양극화 뚜렷

강남권 부각 위례신도시 도심 '덕수궁 롯데캐슬' 등
수요자 몰려 순위내 마감
평택·안성 등 수도권 외곽은 중소형·저렴한 가격 불구
수요 예측 실패 미분양 속출


전셋값 상승과 정부의 세제지원ㆍ저리대출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아파트 분양시장에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서울 도심과 위례신도시 등 요지는 수요자들이 몰리는 반면 서울과 인접한 인기 택지지구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서는 공급 물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단지가 속출하는 등 양극화가 오히려 심화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청약접수를 받은 전국 28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곳은 3곳, 3순위에서 입주자를 채운 곳은 8곳으로 집계됐다.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11곳 중 3곳이 위례신도시였고, 서울 중구와 미사강변도시, 동탄2신도시, 세종시, 대구가 각각 1곳이었다. 청원과 창원ㆍ통영에서도 3순위 마감 단지가 나왔다.

위례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 유일한 서울 강남권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올해 공급된 6개 단지 중 4곳이 1순위에서 모두 주인을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모델하우스마다 이동식 중개업소가 등장하고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분양가도 3.3㎡당 1,700만원 초반대로 책정, 인근 송파구 내 아파트 시세(2,100만원대) 보다 20% 가량 저렴한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와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는 성남ㆍ하남권역이지만 위례신도시라는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1순위 마감 단지 중 유일한 서울 소재 아파트인 '덕수궁 롯데캐슬'은 도심부에서 오랜만에 공급된 주상복합인데다 3.3㎡당 1,636만원으로 저렴하게 책정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역시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대구 달서구 '월배 2차 아이파크'는 인근 전셋값 보다 저렴한 3.3㎡당 700만원 후반대에 분양했고,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2.0'도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3순위 마감을 이끌어냈다.

반면 수도권 외곽에서 공급된 단지들은 비교적 인근 시세에 비해 저렴하게 분양가를 책정했음에도 수요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평택 용이 어울림'은 총 2,178가구 모집에 974명이 접수, 1,200가구 이상이 미달됐고, '안성 롯데캐슬 센트럴시티'도 2,306가구 중 1,500명만 접수했다. 이 밖에 충남도청이 이전한 내포신도시에서 공급된 '모아 엘가'와 '경남 아너스빌'도 모집 가구수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고, 유망지역으로 꼽힌 천안ㆍ아산 등지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속출했다. 이들 단지들은 중소형 위주로 구성하고 분양가도 합리적으로 책정했음에도 지역 내 수요 예측에 실패한 미분양 양산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전환 수요가 발생하면서 거래가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지만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분양가가 저렴하고 향후 주택가치가 상승할만한 곳만 골라서 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렴한 분양가와 뛰어난 인프라 위주의 청약수요만 유지된 채 공급 적체지역이나 중대형 평면이 외면받는 등 청약시장의 양극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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