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비공식 모임도중 다쳤더라도 회사업무를 의논하기 위한 자리였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3단독 지상목 판사는 28일 일과를 마치고 업무 관계자와 식사를 하던중 잠시 바람을 쐬다 현기증으로 쓰러져 다친 정모(37)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구매 담당자와 만나 식사를 하고 의견을 나눈 것은 회사업무 또는 그에 수반되는 활동을 하는 과정으로 봐야 하고 수개월간 업무부담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보여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회사 디자인팀 직원인 정씨는 재작년 7월 제품용기 디자인을 협력업체에 주며 제작을 의뢰했다가 불량품이 양산돼 출시일을 못 맞추게 되자 팀장에게서 질책과 함께 `오늘 중 구매담당자와 의견조율을 마치라`는 지시를 받은 뒤 퇴근길에 구매담당자를 만나 식사를 하던중 바람을 쐬다 현기증으로 쓰러져 머리 등을 다쳤다. 정씨는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 관리하의 공식모임이나 회식이 아니므로 업무 수행성이 없다`며 요양을 승인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