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한 미술관에서 무명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둔 박스에서 발견된 그림 1점이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천재 미술가인 미켈란젤로의 작품인 것으로 판명돼 화제가 되고 있다.스미소니언 쿠퍼-휴이트 국립디자인미술관이 지난 1942년 영국의 한 소장가로부터 단돈 60달러에 매입했던 이 작품의 가치는 1천만-1천200만달러를 호가한다고 미술품 딜러들이 밝히고 있다.
큰 촛대를 묘사한 이 그림는 1530-1540년께 이탈리아에서 제작됐다는 라벨이 붙어 있으며 훼손되지 않은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었다.
르네상스 미술 전문가들에 의해 아무런 이견없이 미켈란젤로의 진품으로 평가된이 작품은 미국에 소장중인 10점 안팎의 미켈란젤로 작품의 하나라고 쿠퍼-휴이트미술관의 폴 톰슨 관장이 설명했다.
가로 43㎝, 세로 25㎝ 크기인 이 그림은 화선과 함께 검정색 분필과 붓, 갈색의 희석액 등을 이용, 크림색 종이 위에 그려졌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연구학자인 티모시 크리포드 경은 이 작품을 지난 4월 무명화가들의 소묘 작품들을 모아둔 한 상자에서 발견하고는 "맙소사, 미켈란젤로 작품이네"라고 말했다고 톰슨 관장은 전했다.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국립 스코틀랜드 갤러리 관장으로 쿠퍼-휴이트 미술관에서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크리포드 경은 특히 이 작품이 제식때 쓰이는 촛대를 그린것으로 일곱줄기 모양으로 뻗은 촛대의 완전한 형태는 최소 1.8m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작품을 새로 발견하는 일은 흥분된다. 그러나 그가 그린 일곱줄기의 촛대를 발견하는 것은, 그것도 뉴욕에서 거의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크리포드 경은 말했다.
그는 또 이 작품이 14-16세기 이탈리아 명문가인 메디치가의 묘지건축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이 그림이 미켈란젤로 작품임을 인정했지만 그들은 이 작품이 일곱줄기 모양의 촛대 혹은 메디치가의 무덤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쿠퍼-휴이트 미술관 부설 장식미술사 대학원의 사라 로렌스 학장은 밝혔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