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다임러 제휴 의미대우車인수·경영권 안정 2중포석
현대자동차가 26일 발표한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포괄적 제휴협상은 ▲대우자동차 인수와 ▲경영권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겨냥하고 있다.
현대차는 대우차 인수시 예상되는 독점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다임러와 손을 잡는 대신 다임러에 지분을 내줌으로써 경영권 안정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선택은 메이저들의 무차별적인 시장압박 공세에서 살아남기위해 던진 비장의 카드다. 아무튼 이번 제휴로 현대차는 합종연횡으로 대변되는 세계자동차산업의 재편과정에 정식으로 편입됐다.
◇전략적 제휴가 갖는 의미 및 내용=현대차는 독자생존이라는 명분을 포기하는 대신 다임러라는 거물을 후원자로 삼는 실리를 택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규모를 키워야 살아남는다는 명제에 짓눌려왔다. 연산 280만대(기아차 포함)로는 홀로서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임러로서도 10년내 500만대이상의 추가수요가 예상되는 아시아시장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현대차와의 제휴가 절실했다. 21세기 세계최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GM, 포드와 단독으로 경쟁하려면 자본은 물론 시간이 너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미 월드카를 개발중인 현대차와 손을 잡음으로써 큰 힘들이지 않고 아시아 시장점유율을 현재보다 3배이상으로 높일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제휴는 자본, 기술, 판매, 부품공동사용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다임러는 현대차의 지분 10%(2,000여만주)를 4,800억원에 인수하고 미쓰비시를 포함한 3사가 월드카용 플랫폼 공동개발 및 생산을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또 양사는 현대차의 2.5톤 이상 중대형 상용차 사업부문을 기존사업에서 떼어내 50대 50 합작법인으로 설립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합작사에 생산공장과 설비를, 다임러는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이밖에 연료분사시스템, 제동장치 등 핵심기술을 공유하고 부품 상호공급, 마케팅 및 판매협조에도 합의했다.
◇경영권 안정=현대는 이번 제휴로 적대적 인후합병(M&A)을 사전에 방어할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현대차의 지분구조를 보면 다임러 10%, 정주영(鄭周永)전현대명예회장 9.1%, 현대정공 7.8%, 미쓰비시 4.8%, 정몽구(鄭夢九)현대차 회장 4.01%, 우리사주 12%, 자사주 8% 등이다. 현대차의 우호지분은 26%에서 36%로 올라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졌다.
특히 이날 鄭전명예회장이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차 지분 2.19%를 인수함에 따라 차후에 재연될 수도 있는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의장과의 경영권 분쟁소지를 사전에 봉쇄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대우차 인수에 미치는 영향=양사는 대우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합의함에 따라 GM과 포드가 주도해 온 대우차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대차의 자금여력 문제가 해소되고 상호보완 효과로 단독응찰업체와는 차별화된 인수조건 제시가 가능한 까닭이다. 현대는 이번 제휴로 1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대우차 인수자금 마련에 여유를 가지게 됐다.
양사의 컨소시엄은 해외매각에 대한 반대여론과 독점 폐해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해결하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다임러의 기술과 선진경영 노하우, 기아자동차를 회생시킨 현대차의 경험을 접목시킴으로써 대우차를 조기에 정상화시킬수 있는 최대의 조합이라는 점을 집중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차 인수 판도는 GM-피아트, 포드, 다임러-현대 등 3개 컨소시엄간에 누구도 장담할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연성주기자 SJYON@SED.CO.KR입력시간 2000/06/2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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