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중국 CDMA포기" 파문

중국은 과연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을 포기할까.최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정부가 CDMA 이동전화 서비스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하자 중국시장 진출을 염원해오던 정부와 국내 CDMA업체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중국은 막대한 인구 때문에 세계 최대의 이동전화시장이다. 이를 차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CDMA 진영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GSM 진영이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정부가 CDMA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WSJ가 보도한 것이다. 중국이 실제로 CDMA기술을 포기할 경우 우리나라는 중국 통신시장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수 있다. 그러나 이번 WSJ의 보도가 중국 정부의 고도 협상전략일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WSJ의 보도는 중국 정부의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이 크다』며 『보도와 달리 중국 정부가 CDMA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미국과 중국의 통상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서비스시장 개방 등 통상문제로 현재 미국과 첨예한 마찰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 주룽지(朱鎔基)총리가 4월 중순께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중 협상테이블에서 중국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CDMA 카드」를 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또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CDMA산업의 선도국가이고, 중국 시장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모토롤러·루슨트테크놀러지스·퀄컴 등 CDMA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정부의 애를 태운 뒤 4월 협상때 CDMA를 수용하면서 다른 문제에서 미국측 양보를 받아내려는게 중국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 『중국정부는 이동통신 표준문제를 3월말이나 4월초 매듭짓기로 했다』며 『CDMA기술을 포기했다는 공식입장을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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