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부터 연기한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늘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로 기선 제압에 나선다. 김연아와 경쟁자들의 연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피겨스케이팅의 다양한 기술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을 하루 앞두고 피겨의 점프ㆍ스핀 기술을 정리해봤다. 피겨의 점프는 토(toe)와 에지(edge)로 나뉘며 총 여섯 가지다. 토 점프는 스케이트 날 앞쪽에 달린 톱니를 얼음에 찍으면서 솟구치는 방식이고 에지 점프는 스케이 날의 양쪽 가장자리를 활용해 한발로 뛰어오르는 기술이다. 토 점프는 김연아의 '정석 점프'로 유명한 러츠ㆍ플립ㆍ토루프로 세분되고 에지 점프는 마오의 필살기인 악셀과 살코우ㆍ루프로 나뉜다. 이 가운데 악셀 점프는 유일하게 전진 방향으로 뛰어오르며 다른 기술에 비해 한 바퀴 더 돌게 된다. 러츠와 플립은 오른발로 점프하는 순간 축이 된 왼발의 에지를 바깥쪽에 주느냐(러츠), 안쪽에 주느냐(플립)에 따라 구분되고 토루프는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찍어 점프하는 점에서 다르다. 에지 점프는 비교적 명확히 구분되는데 루프는 오른발 아웃 에지로 뛰어오르며 점프 직전 다리 모양이 'X'자로 꼬이는 게 특징이다. 살코우 점프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도약 직전 한두 차례 빙빙 도는 예비 동작을 해 쉽게 알 수 있다. 3회전을 기준으로 볼 때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이 8.2점으로 가장 점수가 높고 트리플 러츠(6.0점), 트리플 플립(5.5점), 트리플 루프(5.0점), 트리플 살코우(4.5점), 트리플 토루프(4.0점) 순으로 배점에 차이가 난다. 스핀은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기술로 총 14가지나 된다. 크게 구분하면 제자리에서 선 채로 도는 업라이트(upright) 스핀, 앉아서 도는 싯(sit) 스핀, 한쪽 다리로 서서 몸을 'T'자로 만들어 도는 '카멜(camel) 스핀', 상체를 뒤로 젖혀서 회전하는 '레이백 스핀'으로 나뉜다. 또 스핀 직전에 공중으로 높이 솟구치는 동작이 가미되면 '플라잉(flying) 스핀', 회전의 중심축이 되는 발을 바꾸면 '체인지 풋 스핀', 여러 스핀을 함께 연결하면 '콤비네이션 스핀'이 된다. 김연아는 이 가운데 업라이트 스핀의 일종인 'I스핀'을 주로 연기한다. I스핀은 한쪽 다리를 앞쪽으로 수직에 가깝게 끌어올리며 몸을 I자 형태로 만들어 회전하는 동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