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면 감천' 美동포 아내사랑

식물인간 상태로 있다 튜브 제거 후 숨진 샤이보씨 사건과는 달리 식물인간 상태의 아내를 남편이 2년 동안 극진히 돌봐 극적으로 소생시킨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미주 한국일보에 따르면 주인공은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동포 이진오(54)씨와 이기순(48)씨 부부. 이들은 1991년 결혼해 맞벌이를 하면서 단란한 가정을 꾸려왔다. 금실 좋기로 소문난 이들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2003년 5월 어느날. 아내 이기순씨가 직장(네일숍)에서 귀가하다 차에서 내리던 순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즉시 병원으로 달려간 남편은 아내가 전혀 의식이 없는 등 병세가 위중하다는 사실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아내를 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남편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하루도 거르지않고 병원으로 출퇴근하며 지극 정성으로 간호했다. 남편은 병원과 주변에서 "가망이 없으므로 장기 기증 서약서에 사인을 해달라","이제 그만큼 노력했으니 포기하라"는 등 권유를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죽어버린 신경을 되살리려고 아내의 온몸을 손으로 마사지하는 것은 물론 의식을 되찾도록 매일같이 비디오를 틀어주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튜브에만 의존해 오던 아내는 최근 눈을 뜨고 의식을 되찾아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변에선 `기적'이라며 놀라워한다고 한다. 남편 친구인 송모씨는 "지난 2년 동안 아내를 살리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한 이씨를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씨의 정성에 하늘이 감복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편 이씨는 "그동안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만 했으나 아내가 식물인간이 되고 부터는 건강이 무엇보다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아내가 휠체어에라도 의지할 수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면 아내를 위해 고국의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고 희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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