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들이 아파트를 분양하게 되면 전액 외상으로 공사해주겠다고 합니다.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갚기 위해서라도 회사를 반드시 정상화시 킬 것입니다." 최근 서울 역삼동 월드건설 본사에 서 만난 조대호(42·사진) 사장은 워크아웃 탈피를 위한 자구노력 상황을 묻자 다소상기된 표정으로 협력업체에 대한 고마움부터 얘기했다. 조사장은 "최근 20년간 관계를 맺어온 협력업체들이 경기 김포택지에서 아파트를 분양하게 되면 전액 외상으로 공사해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했다"면서 "그 빚을 갚는 길은 결국 가능한 빨리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 아니겠냐"며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협력업체들의 도움은 이번뿐이 아 니다. 최근 이뤄진 채권단의 2차 자금지원도 협력업체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채권단은 월드건설이 요청한 운영자금 800억원에 대해 불가 판정을 내렸 지만 200여 개협력업체 들이 앞장서 200억원규 모의 채권을 포기하기로 결단을 내리면서 2차자금지원(494억원)이 이뤄질 수 있었다. 지난 1983년에 설립된 월드건설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중견 주택 건설업체 가운데 브랜드 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지방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면서 결국 지난해초 금융권과 워크아웃 협약을 체결 했다. 이 과정에서 월드건설은 임직원을 450명에서 200명으로 줄이고 과장급 이상의 연봉 20%를 삭감하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공공택지와 리조트 등 보유자산 매각도 뒤 따랐다. 하지만 이 같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협력업체의 도움으로 이 어졌고 회사 갱생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월드건설이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도시형 생활주택을 비롯한 니치마켓(틈새시장). 도시형 생활주택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한 어떤 공사 수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공사 수주에 기여한 임직원 에게는 사업 이익의 20~30%에 달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조사장은 "본사 및 협력업체 임직원과 가족, 아파트 계약자까지 감안하면 반드시 회생해야 한다"며 "채권단의 2차 지원으로 급한 불도 껐고 협력업체들의 도움도 있는 만큼 반드시 1년 내에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