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사람간 전염으로까지 이어져 본격적으로 창궐하면 8,000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해 전세계 GDP가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사람간 전염이 발생하지 않으면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아 AI 피해는 가금류 산업에만 그치고 전체 피해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AI는 현재까지 미국ㆍ유럽ㆍ호주ㆍ아시아ㆍ아프리카 등 북반구와 남반구,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지만 위험의 최대 진원지는 중국이다. 세계 가금류의 60%가 중국에 몰려 있는데다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진원지였던 광둥(廣東)성 지역에서는 AI의 변종 발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선 지난 10월27일 닝샤(寧夏) 회족(回族)자치구에서 AI 발생으로 인한 가금류 폐사에 이어 비슷한 시기 네이멍구(內蒙古) 바오터우(包斗)에서도 가금류가 폐사했다. 8월에는 후난(湖南)성 성도인 창사(長沙)에서 1,805마리의 오리가 폐사해 지방 위생당국이 부근에서 기르던 21만7,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중국당국은 2005년 10월 AI 감염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후 후난(湖南)성, 안후이(安徽)성, 광시(廣西) 장족(壯族)자치구 등에서 19명의 환자가 발생, 이중 1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지방정부의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아 AI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AI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도 위험지역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집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03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74명이 AI에 감염돼 이중 56명이 숨졌다. 특히 올 들어 AI가 기승을 부리면서 AI 사망자는 1주일에 거의 1명꼴인 44명이나 발생했다. 더욱이 인도네시아는 AI의 인간 대 인간 감염 의심사례도 보고된 지역이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ㆍ베트남ㆍ태국 등은 AI 예방 및 발생시 초동 단계 대처 등이 선진화돼 피해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윤창준 한국은행 조사역은 “AI 바이러스의 변종이 발생해 사람간 전염으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AI가 발생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가금류 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경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