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슈만 전곡 연주… 클래식 팬들 설렌다

오윤주·이성주 등 연주회 잇따라

오윤주, 이성주, 최영미(왼쪽부터)

위대한 작곡가 한 사람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그가 생애에 걸쳐 작곡한 곡들은 모두 듣는 게 가장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연이 작곡가의 수작(秀作)을 위주로 연주되다 보니 단편적인 이해에 그치는 면이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전곡 연주가 잇따라 열려 클래식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탄생 200주년을 맞는 슈만과 쇼팽은 물론 고난도의 말러 시리즈 전곡 연주이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피아니스트 오윤주(41)는 쇼팽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 오는 10월 8일 금호아트홀에서 4개의 즉흥곡 전곡과 4개의 발라드 전곡을 들려준다. 쇼팽은 피아노의 장점과 가능성을 과시하는 시적인 형식의 작품 발라드를 4곡 남겼다. 또 쇼팽이 남긴 즉흥곡 4곡의 경우 낭만주의 시대 특유의 자유로운 형식 탓에 연주자에게는 쉽지 않은 연주를 요구한다. 지난 해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로 찬사를 받았던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55)는 오는 10월 7일과 8일 대구와 안산에서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갖는다.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사랑하는 연인 클라라의 권유로 남긴 소수의 희귀 작품으로 소나타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환상적이고 정열적인 슈만의 강한 개성이 녹아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자주 연주되는 제1, 2번 외에도 1853년에 작곡된 최후의 실내악 작품으로 잘 연주되지 않는 제 3번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피아니스트 최영미(32)는 지난 해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 Ⅰ에 이어 오는 10월 1일 호암아트홀에서 두 번째 연주 시리즈를 갖는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프로코피에프의 강렬한 스타일이 잘 살아있는 피아노 소나타 제2번과 새로운 개작 작품으로 '옛 노트에서'라는 부제가 달린 피아노 소나타 제3번, 그리고 전쟁 소나타의 종결편으로 가장 대작으로 꼽히는 피아노 소나타 제8번을 연주한다. 40년에 걸쳐 작곡된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소나타의 진수를 만날 수 있을 듯하다. 피아니스트 이연화(56)는 오는 11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전곡 연주 16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그는 지난 1994년부터 2007년까지 13년에 걸쳐 한국과 일본, 호주를 오가며 베토벤 소나타 32곡을 현지 녹음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출시로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으로 이번 공연을 끝으로 '베토벤 소나타 & 협주곡 전곡 연주' 16년간의 대장정을 마감한다.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에 도전장을 내고 2번 교향곡 '부활'로 지난 8월 뜨거운 환호 속에 첫 테이프를 끊었던 서울시립교향악단도 오는 10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임스 드프리스트(73) 지휘로 데릭 쿠크 버전의 10번 교향곡을 연주한다. 아내의 외도로 상처 받은 영혼을 달래며 아내에 대한 용서를 담고 있는 10번은 1악장만 관현악 악보가 남은 미완성 교향곡. 이번 공연에서는 미국이 낳은 지휘자로 성가가 높은 제임스 드프리스트의 활약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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