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장사에 돌입한 백화점들이 지난해 판매했던 겨울 모피류 재고 처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모피업계는 2010년의 판매 호황을 감안해 물량을 20% 가량 늘렸으나 소비 부진과 고온 현상 등으로 판매가 급감하자 업체마다 파격가에 상품 처분에 나서고 있다.
1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2일부터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전국 13개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모피를 할인하는 ‘H-모피대전’을 연다. 현대백화점이 봄 정기세일 기간 전에 모피 할인 행사를 여는 것은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준비된 물량도 400억원대(판매가 기준)에 달하고 평균 할인율은 50%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도 2일부터 5일까지 본점 6층 이벤트홀에서 ‘모피 최종가전’을 진행한다. 진도, 동우, 근화 등 유명 모피 브랜드 상품을 정상가보다 30~50% 할인된 가격에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모피는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백화점이 판매하는 대표 상품이지만 올해는 재고 처분을 위해 4월까지 판매 기간이 늘어났다”며 “지난해 20% 가량 물량을 추가 출시했지만 이상 고온과 소비 심리 냉각 등으로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할 정도로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5월 이후 출시될 신상품 가격이 원피 가격 인상에 따라 오를 전망임을 감안해 업체들이 신상품 출시 이전에 쌓인 물량을 처분하려는 것도 모피 행사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3월 미국 시애틀과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 진행된 원피 경매에서 원피 가격이 15∼30% 인상, 5월 이후 국내에 출시되는 신제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모피 가격이 인상되기 전에 고객 부담을 덜기 위한 특별 행사로 모피 최종가 기획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