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의 대부' 김정행(71) 용인대 총장이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체육계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김정행 총장은 2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KOC) 회장 선거에서 참여 대의원 54명(전체 58명) 중 28표를 획득해 제38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첫 여성 체육회장에 도전했던 이에리사(59) 새누리당 의원은 25표를 받았다. 1표는 무효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의 표를 획득한 김 신임 회장은 이로써 박용성 회장에 이어 오는 2017년 2월까지 4년간 한국 스포츠계를 이끌게 됐다. 34대와 36대 체육회장 선거에서 고배를 들었던 그는 세 번 도전 끝에 '스포츠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김 신임 회장은 지난 1960년대 유도 국가대표로 활약한 엘리트 경기인 출신이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김 신임 회장은 옛 동지상고에 입학했다가 대구 대건고로 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도복을 입었다. 196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따낸 그는 선수생활 이후 국제심판, 대표팀 감독, 대한유도회 부회장 등을 맡았다. 1995년부터는 6회 연속 대한유도회장에 선출됐으며 유도회장직은 지난달 이번 선거를 앞두고 내려놓았다. 대외적으로도 아시아유도연맹 회장, 국제유도연맹 마케팅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994년부터는 용인대 총장으로서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김 신임 회장은 ▲재정 자립 기반 구축 ▲체육인 교육센터 건립 및 체육인 복지 향상 ▲남북 체육 교류 정례화 ▲스포츠 외교력 강화 ▲학교 체육 정상화 등을 약속했다. 그는 "지금까지 체육계와 학계의 한길을 걸으며 봉사해왔고 아름답게 마무리하겠다"면서 "체육 선진화를 위해 화합과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첫 여성 후보로 나섰던 이 의원은 패배했지만 많은 표를 얻어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구기종목 최초로 세계를 제패했던 이 의원은 "의정활동을 통해 체육계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여성 체육인들에게 문호가 더 개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