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 창건일 참배도 불참

건강이상설 더욱 무게 실려… 통일부 "통치는 정상적"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매년 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10일)에 해오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까지 생략하며 37일째 잠행을 이어가자 그의 건강 이상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하면서 김 제1위원장의 참배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년과 지난해 모두 10일 0시 군 간부들과 함께 이곳을 참배했다.

올해는 당 창건 69주년으로 북한이 중요시하는 '꺾어지는 해(끝자리 숫자가 0이나 5인 주년)'가 아니기 때문에 통상 기념일 전날 열리는 중앙보고대회나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당 창건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적이 많았기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이 건강 이상 때문에 이날 참배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이 2012년 집권 이후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던 최고인민회의(9월25일)에 불참한 데 이어 역시 매년 해왔던 당 창건기념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도 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그의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북한 정세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7월 이후 오른쪽과 왼쪽 다리를 번갈아 절룩거리는 모습이 포착된 후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을 마지막으로 이날까지 37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의 구체적 건강 상태에 대해 정부가 아직 확인해 드릴 사항은 없다"면서도 "김정은의 통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근거로는 4일 북측 고위단 대표 방문 시 김정은이 황 총정치국장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인사말을 전한 점과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리더십 관련 사항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1면 사설에서 "노동당은 또 한 분의 천출 위인(김정은)을 모시어 수령의 당으로서의 위용을 더 높이 떨쳐가고 있다"면서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를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문 2면을 당 사업을 지도하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들로 채웠다. 조선중앙TV도 이날 방송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창당 업적'과 노동당 찬양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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