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혼다타일랜드 세대'

첫날부터 많은 갤러리가 모인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

팔라콘 솜수완 BBTV 사장

태국에서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을 치른 김효주가 경기 뒤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올해 LPGA 투어에 태국 선수 6명, 전통의 강호 일본과 숫자 같아

신인왕 경쟁 선두 에리야, 인천 AG 금메달 수카판 등 혼다 타일랜드 보며 꿈 키워

솜수완 BBTV 사장 “한국 성공, 태국골프의 롤모델”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식 멤버 115명 중 태국 선수는 모두 6명이다. 한때 한국과 아시아 최강을 다투던 일본도 현재 6명이니 태국여자골프의 급부상을 실감할 만하다.

태국은 한국의 하나외환 챔피언십처럼 LPGA 투어 대회를 자국에 유치했다. 지난 2006년의 일이었다. 당시는 태국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안방에서 여는 남의 잔치’였다. 하지만 9회째인 올해는 아마추어 초청선수를 포함해 7명이 출전했다. 성적도 좋다. 28일 3라운드까지 치른 가운데 공동 15위에 한 명이 있고 20위권에도 2명이 포진했다. 아직 태국 선수가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적은 없지만 언젠가 곧 나올 것이고 그 언젠가가 올 시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태국과 LPGA 내부의 분위기라고 한다.

9회째를 맞은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 기간 대회장인 촌부리 시암CC에서 BB(Bangkok Broadcasting)TV 사장인 팔라콘 솜수완씨를 만났다. 한국 선수 중 최나연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1라운드에 5,000명 가까이 갤러리가 몰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 중 절반이 외국인”이라며 흐뭇해했다. 혼다 타일랜드의 타이틀 스폰서는 일본 기업인 혼다차지만 개최권은 지상파 방송사인 BBTV가 갖고 있다. 혼다차로부터 돈을 받는다.

아무도 태국 내 LPGA 투어 개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을 때 유치를 추진한 주인공이 솜수완 사장이다. 그는 “첫해에는 갤러리가 2만명도 안 됐는데 지금은 5만명에 이른다. 시청률도 매년 증가세”라고 했다. 대회장을 세계적인 휴양지 파타야 인근에 잡은 것도 적중했다. 물놀이를 즐기던 외국인들이 부담 없이 대회장을 찾아 관전한 뒤 해변으로 돌아간다. 대회장은 유럽 등 각국에서 온 편한 차림의 외국인들로 넘쳐난다. 변진형 LPGA 아시아 지사장은 “혼다 타일랜드는 LPGA 투어가 아시아에서 개최하는 대회 중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대회 중 하나”라고 거들었다.

솜수완 사장은 축구·킥복싱 외에 새로운 스포츠를 찾다가 LPGA 투어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한다. BBTV는 지난 40여년간 각종 유소년 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중계해왔다. 그 과정에서 어린 선수들이 세계에 태국을 알리는 스타로 성장하기도 했다. 솜수완 사장은 “유소년 대회를 넘어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의 개최권을 따내 운영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나아가 그 대회에 출전할 수준까지 성장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리야 쭈타누깐은 현재 LPGA 투어 신인왕 포인트 1위이며 붓사바콤 수카판(이상 태국)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금메달·개인전 은메달로 태국을 흥분에 빠뜨렸다. 모두 혼다 타일랜드를 보며 꿈을 키운 세대다. 솜수완 사장은 “단체전 금메달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었다. 태국 사람들은 흥분했고 행복해했다”며 “태국여자골프가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압도적인 활약도 태국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한국 선수들은 워낙 잘하고 인기도 많죠. 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큰 영감으로 작용할 것이고 아시아 골프가 세계 무대에서 성공하는 모습만으로도 태국골프의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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