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공단 미묘한 입장차

북 군부 "시범공단 운영 정도" 강한 불만 제기
남선 "현 단계 성공적… 연말께 가속도 붙을 것"

참여정부의 대표적 경협 사업인 개성공단을 놓고 남과 북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나타내며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측 군부는 최근 개성공단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 북측이 사업 자체를 원점서 재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北, 개성공단 전면재검토(?) = 개성공단을 놓고 남북간에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져 가고 있다. 북측 군부는 지난 28일 담화에서 개성공단과 관련, “남측이 내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우리가 넓은 부지를 떼어내 준 이후 평토작업이나 해놓고 한쪽 모퉁이에 시범공단이나 운영하는 정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군부는 이어 “우리 군대는 개성공업지구 건설을 비롯한 모든 북남협력교류가 단면으로 끝난 금호지구의 건설처럼 되지 않겠는가 하는 데 대해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측 군부가 전략적 요충지인 개성지역을 통째로 내놓고 공단을 건설하도록 양보했는데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대북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측 군부가 과거 실패로 끝난 금호지구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언급하며 개성공단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북측 군부가 개성공단도 KEDO의 전철을 밟을 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개성공단 사업이 시작되면 국내 주요 대기업 등 수백여개 회사들이 입주해 외화 벌이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북측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1단계 부지 100만평 대금 1,500만달러와 2년간 임금 300만달러 등에 불과해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南, “현단계 성공적… 가속도 붙을 것” = 반면 남측은 개성공단 사업이 성공적이라고 자평한다. 고경빈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은 30일 간담회를 갖고 “개성공단 내 13개 가동 기업 중 1개업체가 이미 손익분기점에 도달했으며 연내 5개 업체가 추가로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점차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 단장은 이어 “입주기업들 대부분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긍정적인 기대를 가져도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통일부는 공단 인프라 작업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업체들이 입주하는 연말부터 공단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고 단장은 ‘개성공단 입주 1호인 리빙아트가 남북경협자금 수십억원을 지원받은 직후 부도가 나는 등 사업자 선정과 대출과정 등에 의혹이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정확한 근거에 입각하지 않는 보도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시범단지 입주기업 선정시 리빙아트가 1차 선정 15개 기업에 들어있지 않았으나 10개 후보기업에는 포함돼 있었다”며 “선순위 2개 기업이 현지 인프라 미비 등을 고려해 투자를 포기함으로써 후보기업인 리빙아트가 시범단지 입주기업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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