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내 생산시설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GM 핵심 소식통 3명을 인용, 로이터가 11일 보도했다.
이는 인건비 급증과 전투적 노조로 인해 한국 생산 비중을 재검토한 뒤에 나온 조치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GM이 최근 신차 생산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이미 한국에서 철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GM은 한국에서 전세계 생산물량의 20%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GM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80%가 국외로 수출된다.
GM은 지난해 말 크루즈 후속모델 개발·생산에서 군산공장을 제외했다. 또, 크루즈의 수석개발팀도 한국에서 철수시키고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의 기술센터로 옮겼다고 다른 소식통 2명이 전했다. GM은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과 중국에서 '뷰익 앙코르'로 판매하는 콤팩트 SUV '오펠 모카'의 후속모델도 내년 하반기부터 상당 부분을 스페인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모델은 한국에서 계속 만든다.
GM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10여년간 급상승한 인건비와 최근 수년 동안 이어진 원화 강세로 한국이 '고비용 생산기지'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국GM이 노조에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1대당 인건비는 1,133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GM의 전세계 평균인 677달러의 두배에 가까우며 스페인·러시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식통들은 GM이 한국을 '고비용 국가'의 초기단계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GM이 통상임금 문제를 큰 잠재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댄 애커슨 GM회장은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향후 5년간 80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는 계획을 재확인하면서 상여금을 포함하는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등을 고려하면 한국의 위험요소가 과도한 수준이서 생산량을 재조정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