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광고 '사실왜곡'

형제들이 돌보는 할머니 방치된 듯이 묘사
가족들 방영금지 가처분신청

‘홀로 사시는 중증 장애인 조모 할머니(70)를 그 어머니께서 100살이 넘도록 돌보시다가 돌아가신 후에 대한적십자사와 봉사회원들이 빈자리를 채운다’ 지난 1월초부터 방영되고 있는 적십자사의 ‘사랑에는 마침표가 없다’는 주제의 공익 TV광고다. 이 광고는 실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데다 인기 코미디언 박수홍씨도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광고를 접한 조모 할머니 형제들은 어이가 없었다. 엄연히 형제들이 돌보고 있는 조모할머니가 마치 방치된 듯 묘사됐기 때문이다. 조 할머니의 형제측은 “어머니 작고 이후 형제들이 할머니를 돌보고 있었는데 광고에서는 마치 가족들이 조 할머니를 버린 것처럼 표현했다”며 “가족들의 동의 없이 이 같은 광고를 내보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광고방영금지 가처분신청서를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조 할머니 형제측은 “조 할머니가 중증장애로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적십자사가 가족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04년 어머니의 작고 이후 생활비, 간병인 등을 지원해 왔는데도 광고에서는 마치 아무도 할머니를 돌보지 않은 것처럼 묘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적십자측은 “섭외당시 할머니가 촬영해도 좋다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적십자 관계자는 “방문시 이웃이 할머니를 돌보고 있었으며 할머니와 이웃 모두 가족들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십자측은 향후 가족들과 협의를 통해 방송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광고는 1월초부터 티비에서 방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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