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하지 말고 선점하라"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KH컴퍼니의 강훈 대표(47·사진)가 지난 달 발간한 책의 제목이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강 대표는 '선점'이라는 말을 여러 번 입에 올렸다.
그는 "이제껏 없던 트렌드를 찾아 한 발 먼저 가 있으면 성공한다"며 "누군가 선점한 시장에서 2, 3등이 되기 위해 점유율 싸움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1등 전략"이라고 강조했다.'선점'이란 키워드를 앞세운 그의 필승전략은 실제로 그를 커피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는 토종 대형 커피 브랜드가 부재하던 시절 할리스를 창업하고 카페베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2011년 그는 또 새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특별한 날에만 맛보던 과일 망고에 제대로 꽂혀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 창업에 나선 것이다. 낯선 수입 과일이던 망고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주스, 음료가 커피가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과연 제대로 된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다. 강 대표는 "필리핀에서 망고를 들여오고 이를 매장에서 손질하는 인건비며 기존 커피 전문 매장보다 제반 비용이 곱절로 들었다"며 "100개 매장까지는 그야말로 이윤 없이 투자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오르면 이제껏 없던 새 시장이기에 사세 확장과 대중화는 시간문제라는 확신이 있어 뚝심 있게 밀어 부쳤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선택은 옳았다. 기존 커피전문점과 다른 차별화 전략은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망고식스'는 현재 전국에 직영 10개를 포함해 18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디저트 카페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강 대표는 '망고식스'의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해 PPL(간접광고)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에서 주인공이 운영하거나 일하는 카페로 '망고식스'가 등장하며 제대로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강 대표는 "'노란색 음료'가 주는 시각적 효과도 상당했다"며 "드라마 방영 후 전국 망고식스 매장 매출은 2배 가량 상승했고, 촬영장소였던 해당 매장은 6배나 매출이 뛰기도 했다"고 전했다.
드라마 PPL은 망고식스가 이후 중국 전역에서 탄탄한 중국 현지 파트너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를 체결하는 원동력도 됐다. PPL을 진행한 두 편의 드라마가 한류 드라마로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으면서 망고식스 브랜드에 대한 현지 관심도 덩달아 상승하게 됐다.
망고식스는 전세계 5개국 13개 파트너사와 MF를 체결했다.
중국·미국·러시아 등 3개 나라에서 4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매장만 올해 2월 기준 44개다.
강 대표는 "현지에 정통한 파트너가 더 망고식스 브랜드를 잘 이끌 수 있다"는 생각에 직접 진출을 피하고 현지 파트너사에 운영 전반을 맡기는 MF만을 고집하고 있다.
망고식스는 올해 국내는 300개 매장, 해외는 MF를 기반으로 3,000여개 매장을 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사업 외연 확장에도 골몰하고 있다.
망고식스는 지난해 9월 서울 가로수길에 '카페 망고식스 2.0'을 선보였다. 건강한 디저트 백화점 콘셉트로 세계 각국의 유명 디저트 메뉴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매장이다. 일본 도쿄 롤, 브라질 아사이 볼 등 세계 각국 100여 종의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메뉴 종류가 다양하고 독특한 메뉴가 많다는 게 강점이다. 망고식스의 차기 전략적 사업 모델이라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중심상권을 벗어나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가를 공략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커피식스'도 강 대표가 '선점'하고자 하는 새 먹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