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삶 그리고] 건설폐기물 처리 업계 선도

"환경 살리는 것이 후손 살리는 길"…오종택 인성이엔티 회장
'폐기물은 매립' 고정관념 깨고 재활용 기술 개발…年 30%이상 성장 시가총액 1,500억 기업 도약




오종택(46) 인선이엔티 대표이사 회장은 ‘환경전도사’와 같은 애착과 자수 성가형 오너로서의 카리스마가 풍긴다. 특히 지난 15년간 건설폐기물처리 업계를 선도해온 만큼 환경 사업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은 대단하다. 오 회장은 “기업도, 정부도 환경상품의 질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친 환경적인 폐기물 처리보다는 단순히 원가만 줄이려는 ‘날림’ 업체들이 나오게 된다”고 강변했다. 기업들이 폐기물 공사를 발주하거나 정부가 환경부담금을 걷어갈 때도 항상 환경에 대한 배려가 선행돼야 하고, 일반인들도 환경에 대한 주권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 단순히 이윤에만 혈안이 되면 ‘환경은 남아 나지 않는다’는 소신이었다. 이는 ‘우리가 잘되는 것은 환경을 살리는 길, 환경을 살리는 것은 후손을 살리는 길’이라는 회사 모토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오 회장이 건설폐기물 처리업에 뛰어든 건 고교 졸업 후 건설현장을 누볐던 지난 91년. 건설중장비 임대업을 하며 숱한 건설현장에서 많은 폐기물들이 아무런 규정 없이 땅에 묻히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오 회장은 “폐기물을 그냥 버리니 아깝기도 했거니와 땅은 좁은데 매립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른 시일 내에 폐기물을 친 환경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직감이 섰다”고 회고했다. 오 회장은 인선이엔티의 전신격인 인선종합개발이라는 간판을 달고 서울에서 건설 폐기물 수집ㆍ운반업부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93년에는 현재 매출의 70%이상을 차지하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어 환경전문 기업으로 모습을 갖춰나갔다. 오 회장은 “‘폐기물 처리=매립’이라는 등식이 따라오던 시절이었던 만큼 우리 사업이 커가면서 법과 제도도 같이 보완, 정비되곤 했다”며 웃었다. 전북 김제 태생인 오 회장은 90년대 중반에는 ‘지역 한계’를 넘어 경남 김해까지 진출, 사업을 넓혀가며 기술개발에 매달렸다. 지역 감정이 비즈니스에도 무시 못할 위세를 떨치던 때였던 만큼 실력만이 살길이었던 것. 콘크리트에서 이 물질을 분리해 내 자재의 친 환경성을 확보하는 기술 등은 그런 노력 덕에 가능했다. 시장 규모가 큰 서울ㆍ경기 지역을 무대로 꿈을 펴기 위해 97년 인선이엔티로 사명을 바꾸고, 경기도 고양시에 터를 잡았다. 연평균 30%를 웃도는 매출 성장세를 발판으로 2002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폐기물 처리업체가 코스닥에 어울리냐’는 주위의 ‘무시 섞인’ 만류를 뿌리친 것. 향후 환경 사업에 대한 비전을 높게 본 데다, 건설 폐기물 처리분야 선구자로서 ‘생명사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명감이 발동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는 자본금 50억원, 직원 수 250명, 시가총액 1,500억원 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코엔텍, 와이엔텍 등 동종 업체들이 코스닥 시장에 속속 진출할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지난 2004년에 신축한 본사 건물도 국내 최초로 폐기물 중간 처리를 거친 순환(재활용)골재를 30%가량 사용해 지었다. 순환골재의 우수한 성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오 회장은 “그간 국내 40개 건설폐기물 업체에 기술이전을 하는 등 업계 기술력을 주도해왔다”며 “환경 지킴이로서 후손에게 건강한 환경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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