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눈치보기'로 인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분양할 예정인 아파트 단지의 청약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수요자들의 눈이 판교로 쏠려 있는 상황에서 분양일정을 서두르다 미분양되는 일을 당하기보다는 '판교 탈락자'를 겨냥해 실속을 챙기겠다는 작전이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이달 중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던 대규모 아파트 단지중 아직까지 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곳이 많다.
용인 구성 상하리에서 '용인 구성 진흥 더블파크' 1천51가구를 분양할 예정인진흥기업은 아직 분양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일께 이후로 분양을 할 계획이만 바뀔 수 있다"면서 "이전의 경우에 비해 분양 일정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황학동에서 롯데캐슬 주상복합 491가구를 분양할 계획인 롯데건설도 아직 분양 일정을 구체화하지 못한 상태이며 용인 마북에서 460가구를 분양할 대림산업도 아직까지 일정을 확정짓지 못했다.
용인 천리에서 451가구를 분양하는 우림건설도 마찬가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온통 판교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회사들이 무리하게 분양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판교가 분양시장의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요자들이 좋아하는 평면이나 제품, 마케팅 기법 등을 배울 수 있어 판교를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 장기지구에서 402가구를 분양하는 우미건설은 4월28일 청약을 시작하기로 확정했지만 당첨자는 5월16일 발표하기로 했다.
판교 당첨자 발표(5월4일) 이전에 다른 아파트에 당첨된 것으로 발표되면 나중에 판교에 당첨될 경우 판교 당첨이 무효화되지만 판교보다 늦게 당첨자를 발표하면 수요자들이 거리낌없이 청약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