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폴리머첨가제 전문업체인 송원산업이 합성수지용 산화방지제 글로벌 시장의 가격인상을 주도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송원산업 매암공장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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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폴리머첨가제 전문업체인 송원산업이 합성수지용 산화방지제 글로벌 시장의 가격인상을 주도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송원산업은 산화방지제 세계 시장에 뛰어든지 4년 만에 세계 2위 산화방지제 업체로 올라섰다. 4년 전만 하더라도 다른 글로벌 화학회사의 상표를 달고서야 세계시장에 물건을 내다팔았지만 지금은 최고 수준의 품질경쟁력과 안정적인 생산체제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송원산업은 최근 산화방지제 가격인상을 주도했다. 주원료인 페놀가격이 급등해 원가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송원산업은 지난해 두 차례 자체 브랜드 산화방지제인 'SONGNOX'의 공급가를 인상한 데 이어 오는 3월1일자로 8~15% 추가 인상을 결정했다. 산화방지제 글로벌 1위 업체인 독일의 바스프(BASF)도 손을 대지 못했던 가격 인상임을 감안해 볼 때 송원산업의 시장 지배력을 실감할 수 있다.
송원산업의 박종호 대표(38)는 "가격 인상에 대해 무모하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거래 화학업체들을 상대로 산화방지제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점을 설득한 결과 흔쾌히 동의해 줬다"고 설명했다.
송원산업의 세계 산화방지제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7년 초 기준 10%로 세계 3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원산업은 당시 글로벌 1위의 화학업체인 스위스 시바 스페셜티(SIBAㆍ현재 바스프에 인수됨) 등을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원가가 올라도 제품가를 인상할 때는 항상 원청업체의 눈치를 봐야 했다. 같은 맥락으로 송원산업의 독자적인 해외영업망 구축도 지지부진했다.
문제점과 넘어야 할 과제를 확인한 송원산업은 OEM 방식을 지양하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사업비 1,700억원을 투입해 산화방지제 생산능력을 당시 3만5,000t에서 5만5,000t 규모로 늘렸다. 지난해에는 산화방지제 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울산 남구 매암공장의 산화방지제 생산능력을 연산 5만5,000t 규모에서 올 하반기까지 연산 7만t 규모로 증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송원산업의 제2공장인 매암공장은 원료의 수직 계열화를 이룬 세계 최대의 산화방지제 생산 공장으로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증설이 완료되면 송원산업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해외 독자 영업망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인도와 중국의 산화방지제 공장 인수ㆍ합병을 이뤄냈다. 이 같은 공격 경영에 회사 내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회사가 살아남는 길은 철저히 미래를 준비하는 것뿐"이라고 공격 경영을 이어나갔다.
이런 와중에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글로벌 산화방지제 시장 판도에도 대격변이 일어났다. 당시 산화방지제 세계 1위의 시바의 산화방지제 사업부가 바스프에 합병되고 2위 업체였던 미국 캠추라가 폐업위기에 내몰리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송원산업은 단숨에 2위로 올라서는 호기를 맞았다.
송원산업은 곧바로 시바와 캠추라의 영업인력을 흡수, 영업기반이 취약했던 중동과 아프리카에 영업망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시장 장악에 나섰다. 지금은 전세계 38개 해외 영업망을 구축해 자사 브랜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송원산업의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은 25%로 올라섰고 지난해 매출은 5,561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2,363억원에 비해 매출이 배로 뛴 것이다. 박 대표는 "올 하반기 생산능력을 늘리면 세계시장 점유율도 35%로 높아질 것"이라며 "다른 부문 화학첨가제의 점유율도 끌어올려 3년 내 매출 1조원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