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약물 복용 오명을 받고 올림픽 참가의 꿈을 접어야 했던 한 승마 선수가 베이징에서 ‘금빛 도약’을 하며 10년 넘게 품었던 마음 고생을 털어냈다.
베이징올림픽 승마 경기에 걸린 6개의 금메달 중 마지막 메달을 따낸 캐나다의 에릭 라마즈(40ㆍ사진)가 그 주인공.
라마즈는 장애물 비월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같은 종목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라마즈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지긋지긋하게 자신을 괴롭혀 온 ‘약물 오명’을 깨끗이 털어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메달이었다.
그는 약물 때문에 과거 두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를 앞두고 도핑 테스트에서 코카인 양성 반응이 나와 대표팀에서 탈락, 4년 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분 전환을 위해 약물을 복용한 것이라는 그의 주장이 수용돼 이후 징계가 7개월로 줄었지만 마음 고생은 피할 수 없었다.
시련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대회를 앞두고 또 다시 도핑 테스트에 걸려 엔트리 제외는 물론 영구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게 된 것. 다행히 복권이 돼 이번 베이징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지만 오랜 세월 가슴에 맺힌 응어리는 여전했다.
시상대 맨 위에 오른 라마즈는 캐나다 국기가 올라가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약물 이야기는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다시는 말을 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승마 사상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