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지구촌 전방위 확산

중국내 환자수가 정부의 통계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경제적 타격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등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질환) 파장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7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인용, 중국 정부의 통계는 신뢰할 수 없으며 중국의 사스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경제적 타격도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화교권 항공사의 운항횟수는 45% 가까이 줄어 들고 외국 기업들의 아시아 출장 역시 60%나 감소하는 등 설상가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中 환자, 통계보다 5배나 많아= 중국 정부는 수도 베이징의 경우 16일 현재 37명의 사스 환자가 있으며, 이중 4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WHO는 현재 베이징 시민 중 1,000여명이 사스로 의심되는 증세를 보이고 있고, 이중 10~20%에 해당하는 100~200명 가량이 사스를 앓고 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사스 관련 통계가 축소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저널은 중국 정부가 군 병원 등 일부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환자를 통계처리 하지 않고 있고, 또 사스 환자에 대한 판단을 WHO보다 좁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저널은 군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 중국 정부가 조직적으로 사스 환자의 숫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 타격, 전방위 확산=저널은 사스로 인해 화교권 항공사들이 최고 45%까지 운항횟수를 줄이는 등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케세이퍼시픽은 매출 감소로 하루 3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항공수송협회 역시 사스 여파로 4월 셋째 주의 태평양 노선 수송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7%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사스에 대한 공포로 아시아를 찾는 미국 기업인들의 발길 역시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 `기업출장협회`라는 단체가 미국 주요 기업의 출장 담당관 1,8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출장을 금지하고 있는 기업은 61%로 10개 기업 중 6개 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 경제 전문 주간지 포브스가 16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