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과 환자들이 공모해 거짓으로 입원ㆍ수술하는 방법으로 보험금 70억원을 가로챈 보험 사기범들이 금융감독원과 경찰에 적발됐다.
26일 금융감독원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보험사는 지난해 김해에 위치한 한 병원의 병원장이 바뀐 후 보험금 청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수상히 여겨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짧은 기간에 고액보장 보험에 가입한 후 반복ㆍ장기 입원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혐의를 찾아내 부산지방경찰청에 자료를 넘겼다.
금감원과 경찰 조사 결과 사기범들은 실제 입원한 사실이 없음에도 병원 차트에만 입원환자인 것처럼 꾸며 민영보험금 60억원을 부당 수령했다. 또 병원장은 건강보험을 통해 공영보험금 10억원 상당을 가로챘다. 경찰은 적발된 가짜 환자 4명을 구속하고 관련자 10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장은 비의료인으로 하여금 불법시술까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 아들과 딸은 물론 병원 가족들이 보험사기에 동원되기도 했으며 일부는 제주도나 강원도 등지로부터 원정 와 입원하기도 했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 11명은 계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모임을 할 정도로 입·퇴원이 잦았고 일부 환자는 입원 기간 경마공원을 방문하거나 직장과 병원으로 출퇴근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의료기관이 관련된 보험사기의 경우 의료 전문가의 진단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는 특성 때문에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범법행위에 빠져들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대성 금감원 보험조사국 특별조사팀장은"허위입원 유형뿐만 아니라 허위수술ㆍ허위장애 등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하고 관절전문병원ㆍ한방병원ㆍ이비인후과 등 전문의료기관을 이용한 신종 보험사기 유형에도 선제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