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급락한 코스피지수는 보름이 지나도 여전히 게걸음이다. 하루하루 비슷한 장세가 이어지다 보니 시가총액 순위만 엎치락뒤치락할 뿐 모멘텀 없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1%(4.04포인트) 오른 1,957.3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연초 이틀간 급락한 뒤 9거래일간 1,930~1,960포인트에 갇혀 있다.
전문가들은 지지부진한 장세의 원인을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와 동행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변화의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소비수준이 올라가면 국내 경기도 좋아져 함께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말연초의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미국은 기업실적과 경기가 긍정적인 반면 국내 업체들은 실적도 부진하고 경기 회복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투자심리 역시 얼어붙고 있다"면서 "원화의 어중간한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는 낮아질 가능성이 적어진데다 지난해 4·4분기 실적 우려에 이어 올 1·4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겹치면서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지부진한 장세 속에 시총 상위 종목의 순위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시총 192조원의 삼성전자, 51조원의 현대차가 부동의 1·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3위부터 10위까지는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뒤바뀌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시총 3위였던 SK하이닉스는 PC D램 가격 하락을 방아쇠 삼아 차익매물이 쏟아져 시총 5위로 밀려났고 포스코·현대모비스도 주가 흐름에 따라 3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은 27조4,510억원, 포스코는 27조3,767억원, SK하이닉스는 25조8,868억원으로 많아야 1조5,00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NAVER(23조7,331억원), 한국전력(22조6,613억원), 기아차(20조,8,357억원)는 시총 상위 5위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신한지주(20조7,462억원), 삼성생명(20조2,000억원)도 시총이 5,000억원 수준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금융주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