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패션기업 세정과 형지의 ‘올리비아 상표권 분쟁’ 소송에서 형지가 승소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는 세정이 특허심판원에 제기한 상표권 무효소송에서 지난 8일 승소했다. 특허심판원은 심결문에서 “‘올리비아하슬러’와 ‘올리비아로렌’은 외관이 상이하고 관념(인식)과 칭호(이름)도 서로 유사하지 않아 양 상표가 수요자들에게 오인혼동 우려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는 2008년 내려진 상표권 무효심판 소송 당시 결과와 같은 것으로, 당시에는 브랜드 사업 후발주자이지만 상표권 등록이 앞섰던 형지 측에서 제기했었다. 양사는 이후 상표권과 관련된 분쟁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나 형지가 올리비아 하슬러 매장을 최근 새단장하며 간판 색상을 올리비아 로렌과 유사한 퍼플 색상으로 변경하자 세정 측에서 다시 소송을 냈다.
세정은 이번 간판색상 변경과 관련, 상표권 무효심판 소송과 별개로 서울지방법원에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소송을 제기해 현재 1심 판결 대기 중에 있다. 이밖에 세정은 특허청에 상표 이의신청 소송도 제기했다.
세정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두 브랜드가 상이한 브랜드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준 것”이라며 “이는 지난 2008년 소송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며, 중요한 것은 다음달께 나올 부정경쟁방지법 판결 결과”라고 말했다. 형지 관계자는 “퍼플색은 중장년 여성 및 업계에서 선호하는 유행 색상”이라며 “간판색에 대한 독점 사용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무리하게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고 맞섰다.
세정과 형지는 각각 남성 캐주얼 ‘인디언’, 여성 캐주얼 ‘크로커다일 레이디’로 잘 알려진 국내 대표적인 가두점 전문 업체로 지난 2005년 세정이 여성 캐주얼 ‘올리비아 로렌’을 론칭, 여성복 분야에서도 급성장하면서 첨예한 자존심 경쟁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