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주로 취급하던 연계신용(스톡론ㆍ저축은행 등이 증권사 고객에게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 업무에 손해보험사와 캐피털사까지 가세해 빚을 내서 하는 주식투자를 조장하고 있다. 이들이 상품권 지급이나 이자율 인하 등을 미끼로 호객에 나서면서 손보사의 경우 연계신용 규모가 2년여 만에 최대 600배까지 커졌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개인신용이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규모가 14조원에 육박해 국내증시에 잠재적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릭스캐피탈은 연계신용을 이용하는 투자자에게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캐피탈은 연 6.5%인 이자율을 최초 3개월은 3.9%, 이후 3개월은 4.7% 등으로 낮춰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IBK캐피탈과 신한캐피탈 등도 최근 이자율을 내리거나 연장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이 같은 적극적인 영업으로 지난 2011년 1월 1,373억원에 불과하던 캐피털사의 연계신용 규모는 올 4월 말 현재 3,896억원으로 급증했다. 보험사의 경우 2011년 1월 2억원에서 4월 1,264억원으로 규모가 2년여 만에 600배가량 폭발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증권사가 주식매매 대금을 빌려주는 것) 규모는 4조9,246억원으로 올 초(1월2일 3조9,218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것)도 올 들어 4,000억원가량 늘어 7조4,83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4월 말 기준 1조3,323억원에 달한 연계신용까지 더하면 주식 관련 대출규모는 14조원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의 여파로 국내증시가 하락할 경우 '증시하락→반대매매→깡통계좌 속출' 등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금리인하로 자금조달 비용이 하락했고 정부가 창조경제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개인들의 레버리지 유인이 커졌다"며 "신용거래융자나 연계신용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킨 만큼 투자손실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증권ㆍ캐피털ㆍ손해보험 등 금융회사들이 아무리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다고 해도 투자자에게 위험부담이 큰 만큼 신용거래융자나 연계신용을 부추기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