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ASEAN) 증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유럽재정위기의 불안이 세계증시를 덮은 상황에도 글로벌 자금의 투자 확대와 역내 국가들의 경제성장으로 아세안 증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기준 2012년 아세안 국가들의 증시 지수상승률은 태국 20%, 베트남 18.5%, 필리핀 19% 등 세계 증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아세안 증시 약진의 중심에는 태국이 자리잡고 있다.
태국은 지정학적, 경제적으로 아세안의 핵심국가다. 태국은 아세안 경제통합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증권거래소를 연결하는 프로그램(ASEAN Link)을 주도하며 아세안 증시를 이끌고 있다. 태국은 10월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와 함께 ASEAN Link를 출범할 계획이다. 앞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하노이, 호치민) 등 4개 거래소가 합류해 총 6개국 7개 증권거래소를 연결하는 거래망을 구축하게 된다.
태국증시는 지난해 대홍수의 위기는 물론 유럽재정위기도 비켜간 채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현재 전년 말 대비 SET지수(1,232.29)는 20% 가량 성장했다. 이러한 상승세의 요인은 경제성장과 외국인투자 증가다. 태국 국가경제사회개발청 (NESDB)의 발표에 따르면 태국 경제는 대규모 국책사업 시행과 내수 진작 정책으로 올해 5~6% 성장이 전망된다. 외국인 순매수도 늘고 있다. 외국인은 태국증시에서 올 들어 7월까지 646억 바트(약2조3,000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거래비중은 전체 거래금액의 약 25%, 기관투자자 8%, 개인 54%, 증권사 상품매매 14%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가 태국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이나 태국 기관에 비해 훨씬 크다.
현재 태국증시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날(MSCI)지수에서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과 함께 신흥지수(Emerging Markets Index)에 편입되어 있다. FTSE 지수에서는 지난 3월 한국보다 한 단계 아래인 선진신흥국(Advanced Emerging Countries)으로 상향 됐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말레이시아, 중국 등 외국 자본의 태국 진출이 늘고 있다. 외국은행이 늘어나고 오피스 빌딩에 입주하는 중국의 비지니스맨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은행인 CIMB가 뱅크타이를, 중국공상은행(ICBC)은 태국 ACL은행을 인수 했다. 또 태국군인은행(TMB)의 매각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한국 등 외국은행들이 인수의사를 보인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 분야에서도 말레이시아 메이뱅크(MAY Bank)가 태국 최대 증권사인 KIMENG(Thailand)를 인수했다. CIMB는 자회사인 CIMB증권 이외에 1개 증권사를 더 인수 했고 말레이시아 RHB는 OSK 증권을 인수해 태국 증권시장에 진입에 성공한 상태다.
또 중국이 태국정부가 진행 중인 에너지, 고속전철, 항만ㆍ도로 등 인프라 건설프로젝트와 홍수방지와 수자원 관리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태국금융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세안 지역은 지금 말레이시아와 중국자본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9월에는 신거래 시스템 가동된다. 또 한국거래소로부터 도입하는 청산결제 시스템 개선작업, 증권업 자율규제 등 관련규정의 선진화가 진행돼 태국증권시장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을 바탕으로 태국 증시는 앞으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아시아의 경쟁국 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 갈 것이다. 비록 탁신 전총리의 귀국 문제로 인한 정정불안이란 잠재적 불안요소가 있지만 태국경제 및 증시의 성장세를 꺽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10년의 정치적 혼란상태 2011년 대홍수를 극복하는 모습이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태국시장을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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